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로 2013년 1월 이후 13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이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을 보는 인식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서 장기평균치(2013년 1~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나타낸다. 100보다 작을 경우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와같은 긍정적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박 씨는 “대형마트에 물건이 가득해도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며 “채소 한 봉지 사려 해도 연방 들었다 놨다한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 씨는 “나가서 외식을 해도 싼거 위주로 먹게된다. 장 볼 때도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한다”며 “허리띠를 계속 졸라매도 팍팍한 살림살이는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3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8만1000원으로 전년대비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4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를 맞으며 처음으로 마이너스성장률(-0.9%)을 기록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건 보육료 지원 등 정부 정책 효과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정부의 유치원비 및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으로 가계의 교육 지출이 1.8% 줄면서 소비지출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이라며 “교육 지출이 2012년 수준이라고 가정했을 때 소비지출 증가율은 1.76%로 올라간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소비지출이 늘지 않은 것은 경기 불황과 맞물려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탓이 더 커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16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2.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2009년(1.2%)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2010년 이후 6% 내외 늘어나던 소득증가율이 2% 수준으로 급락하자 사람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정부는 7·24, 8·28 부동산대책과 ‘경제개혁 3개년 개획’등을 통해 소비심리를 되살리려 하지만 가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지(LG)경제연구원은 “미래 불안과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추가 차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가계가 많다”며 “부채가 늘어나고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고 관측했다.
박정용 기자 morbidgs@
뉴스웨이 박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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