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이동통신사 대리점들 곳곳에는 영업정지 전 마지막 특가라는 문구가 담긴 홍보물이 눈에 띄었지만 보조금 시장은 얼어붙어 있었다.
실제 본지가 1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휴대폰 대리점들을 돌아본 결과 갤럭시노트 3 할부원금이 70~80만원, 갤럭시 S4 65만원 등의 수준으로 할인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갤럭시노트3가 8~14만원까지 폭락하고 갤럭시S4 LTE-A가 공짜로 풀렸던 지난 2월 보조금 대란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에 위치한 대리점들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에 손님이 있는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간혹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지난 2월 보조금 대란 때보다 확연히 높아진 금액에 곧장 발걸음을 돌렸다.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직원들 역시 포기한 듯 가격만 묻고 떠나가는 고객들을 굳이 붙잡지 않았다.
한 대리점 판매 직원은 “지금은 번호이동 보다 기기변경이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라며 “다들 10~20만원 할부원금을 원하고 오는데 보조금이 거의 없으니 왔다가도 그냥 간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리점 판매 직원도 “요즘은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보조금이 있는지 없는지 더 빨리 알지 않냐”며 “보조금이 줄어드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수도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걱정은 지금보다는 영업정지가 시작되는 13일 이후의 상황에 더 몰려있었다. 원래 단가가 좋을 때와 나쁠 때 영업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기 마련이지만 영업정지 이후에는 장장 45일간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모집과 기기변경까지 제한받기 때문에 사실상 휴업과 같은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한 이동통신사와만 계약을 맺은 대리점의 경우 파손 등의 부득이한 경우에만 기기변경이 가능해 요금수납 외에는 업무가 없는 상황이다.
이통3사를 모두 취급하는 대리점도 순차 영업정지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한곳은 영업이 가능하지만 이 기간 동안에 누가 휴대전화를 사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당장 인건비와 가게 임대료 등이 걱정인 대리점의 경우 직원들의 무급휴가, 근무시간 조정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직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빤히 아는 상황에서 월급을 줄이겠다고 말하기가 미안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대리점주는 “영업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임대료나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내려온 무조건 영업정지에 애꿎은 우리만 죽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한편 단말기 유통상인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와 관련해 13일 오후 2시 종각역 보신각 앞에서 이통3사의 영업정지 철회를 요청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통사들은 과징금·영업정지를 받을 때마다 마케팅비가 줄어들면서 주가 전망이 좋아지고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를 유통상인들은 월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돼 생계를 위협받는 경지”라며 “이동통신사에 대한 장기 영업정지는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소상인의 생명을 놓으라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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