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가 항공사 1Q 여객 운송 실적, 양대 항공사 위협할 정도로 성장이익 창출 위한 기재 투자에만 급급···업계 “자본 현실 감안해야” 하소연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 항공사들의 성장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최근 집계한 지난 1분기 제주 노선과 아시아 지역 중·단거리 국제선 노선의 여객 운송 실적을 보면 저가 항공사들이 국내 양대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를 이미 앞질렀거나 이들을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항공편으로 제주도를 오간 승객 439만9568명 중에서 저가 항공편 이용 승객의 비중은 52.9%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비중(53.5%)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승객이 저가 항공편을 통해 제주도를 찾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제선에서는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분기동안 국내 7개 공항(인천공항 제외)에서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총 157만5950명이다. 이 중에서 저가 항공편 이용 승객 비중은 지난해보다 6.5%포인트 늘어난 전체의 33.4%에 이른다.
여기에 인천공항의 국제선 승객까지 합한 저가 항공편 총 승객의 비중은 전체의 10%를 넘보는 수준(9.6%)으로 성장했다.
저가 항공사들은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미 연초부터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을 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저가 항공사의 올해 투자 계획을 보면 대부분 새로운 항공기 도입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겠다는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보잉 737-800 여객기를 운용하고 있는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각각 최소 2대부터 최대 7대까지의 새 비행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며 에어버스 320 여객기를 쓰는 에어부산도 4대의 신규 기재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 계획에서 기재에 대한 투자 외에 특색 있는 항목은 보이지 않고 있다. 기내 승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 개선이나 매번 특가 행사 때마다 골치를 앓고 있는 항공권 구매 창구 확충 등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다.
이렇다보니 저가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항공권을 팔기에만 급급하고 승객에 대한 서비스는 뒷전으로 미루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저가 항공사들은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며 하소연을 하고 있다. 서비스 관련 투자의 필요성은 적극 동감하고 있지만 자본의 벽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한 저가 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체제에서 대형 항공사에 준하는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자본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국내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일단은 각 회사의 이익 규모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업계 입장에서는 가장 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항공업계가 더 크게 성장하려면 무조건적인 이익 창출을 강조하기보다 정비 인력 확충, 서비스 품질 제고, 승무원 자질 향상 등 간접적인 고객 접점 분야에 더 크게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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