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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뭉쳐야 산다’··· 압력단체 성장 가능성

중견기업 ‘뭉쳐야 산다’··· 압력단체 성장 가능성

등록 2014.06.27 18:03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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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련, 법정단체 전환 앞두고 영향력 ‘UP’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사무실 현관. (사진 = 중견련)한국중견기업연합회 사무실 현관. (사진 = 중견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속에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중견기업들의 영향력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 시책에 동참하고 사회공헌에도 성실히 나서는 한편 중견기업을 옥죄는 규제나 불합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내달 22일 시행되는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법정단체로 전환된다.

앞서 26일에는 정기총회를 열어 법정단체로의 전환을 의결했다. 중소기업청에 법정단체 설립을 위한 승인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은 상시근로자 300~1000명에 연매출 3년 이상 15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를 말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산업생태계에서는 오히려 중견기업 단계가 기업들의 성장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에 진입할 정도로 매출이 늘어나면 분사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법 등으로 중소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이다.

재계에 따르면 당장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진입하면 법인세 등 32가지의 조세 부담이 늘어나고 정책금융 등 160여 가지의 각종 혜택에서 제외된다. 중소에서 중견으로 막 접어든 기업을 대기업의 범주에 넣어 많은 책임을 지게하는 정부의 정책이 성장의욕을 꺾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견기업들의 모임인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약 20년의 역사와 달리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말 대-중소기업의 상생발전이란 명분 아래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정부구매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서도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게 중견기업들의 목소리다.

중소기업 시절부터 간장과 고추장을 생산해 온 샘표식품에게 중견기업으로 진입했다는 이유로 해당시장에서 사업을 자제하라고 정부가 요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경련은 지난해말 대기업의 목소리만이 아닌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중견련 부회장단인 패션그룹 형지를 비롯해 회원사인 제니엘, 하나마이크론, 한미반도체 등이 전경련 회원사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견련이 법정단체 전환을 앞두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추후 경제계를 지탱하는 주요 경제단체 중 한 축으로 커나갈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최근 동반위가 개최한 적합업종 공청회에서는 한 우물만 파온 전문 중견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중견기업 육성 정책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샘표·SPC 등 한 우물만 판 전문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들이다.

또 기획재정부는 중견기업의 가업상속과 관련해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호소한 중견기업들의 애로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경제단체장들이 만나 중앙아시아 진출관련 간담회 자리에 강호갑 중견련 회장이 포함되기도 했다. 경제5단체장 중 하나로 꼽히며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자리했다.

최근 중견련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개혁 드라이브에 동참해 중견기업의 성장 애로사항인 ‘신발 속 돌멩이’ 해소를 위한 ‘중견기업 성장저해 규제과제’를 발표하고 국회사무처, 국무조정실 및 각 정부부처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또 세월호 사태 이후 강화되는 안전환경 조성과 내수 침체로 인한 투자 부재와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정부의 요청에 적극 응하기도 했다. ‘중견기업계 안전경영 및 투자활성화 결의대회’를 열고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과 투자 등을 약속했다.

중견련이 회원사 28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설비투자 계획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금액을 설비투자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련이 법정단체화를 앞두고 경제단체로써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어 추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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