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부동산대책]정부 ‘강력한 한방’ 이번엔 通 할까?

주택시장 회복···전문가 전망 엇갈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정부가 7·24대책에 이어 1일 재건축 연한 완화, 신도시 공급 중단, 청약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추가 대책을 내놨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주택시장 회복을 점치는 희망적인 관측이 있는가 하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추가 대책 발표로 주택 분야에서 풀 수 있는 규제는 거의 다 풀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택거래 활성화와 심리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주택시장이 더욱 깊은 침체로 빠져드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일단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재건축 연한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하고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조처를 한 데 대해서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평가가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목동과 압구정동, 상계·중계·하계동 등 1987∼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상대적으로 재건축에서 자유로워져 재건축 시장에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의 효과가 강남권·목동·상계동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탓에 이번 대책 역시 강남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재건축사업 규제완화 역시 과거 정부가 발표한 대책들과 같이 강남을 최대 수혜지역으로 설정했다”며 “강남이 부동산 상승세를 이끌 던 흐름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도시 건설의 근거가 됐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에 대해선 극단적인 조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함 센터장은 "택지개발촉진법 폐지에 따라 올해 위례·미사·마곡·동탄·세곡·내곡 등의 택지에 청약자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건설사가 이런 수요자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청약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청약 1순위 요건을 1년으로 단축하는 조치로 분양시장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박 전문위원은 "청약조건 완화로 인기지역에 청약 가입자들이 몰리고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맞물려 분양시장이 굉장히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 투기가 극성을 부리며 청약 과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기 방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무주택자를 우대하는 주택 청약제도의 손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남수 선대인경제연구소 자산시장팀장은 “이번 조처로 다주택자들과 무주택자들이 동등해지면서 청약가점제는 사실상 유명해졌다”며 “거래 활성화보다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팀장은 이어 “속칭 ‘떴다방’ 등의 투기세력이 가격을 폭등시키고 건설사들은 청약성적을 조작하기 위해 분양 물량을 하청업체 등에 떠넘기는 등 불공정 관행만 극성을 부릴 염려가 있어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동규 기자 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