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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희망’을 보다

[르뽀]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희망’을 보다

등록 2014.11.24 12:19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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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침체 속에서도 수주행진선주와 쌓은 신뢰도로 위기돌파야말 프로젝트등 대형수주 행진

대우조선해양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대우조선해양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옥포조선소는 휴일도 잊고 진행되는 작업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특히 기자가 찾은 날은 토요일에만 진행되는 진수 작업이 이뤄지면서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지난 22일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조선소의 외벽을 따라 한참을 달린 끝에 정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여의도의 1.5배 면적이 조금이나마 실감이 났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멀리서 하늘 높이 치솟을 크레인들이 보였다.

기자가 옥포조선소를 찾은 날은 휴인인 토요일이었지만 완성 단계에 이르는 선박을 바다에 띄우는 진수작업이 이뤄지면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진수가 이뤄지면서 도크를 빠져나간 선박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강길홍 기자기자가 옥포조선소를 찾은 날은 휴인인 토요일이었지만 완성 단계에 이르는 선박을 바다에 띄우는 진수작업이 이뤄지면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진수가 이뤄지면서 도크를 빠져나간 선박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강길홍 기자


신뢰관(홍보관)에서 간단히 안적수칙을 듣고 안정장비를 갖춘 후 배가 만들어지고 있는 작업장으로 향했다. 옥포조선소는 크게 좌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다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은 해양플랜트가 건설되는 것이고 왼쪽은 LNG선 등의 산성이 건조되는 곳이다.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작업은 건조라고 부르지만 해양플랜트는 건설이라는 표현을 쓴다. 해양플랜트가 바다에 떠 있는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양플랜트 작업장은 건설 현장을 연상시켰다.

배를 만드는 작업은 거친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직접 눈으로 봤을 때도 비슷하다. 하지만 사실 그 어느 제조 공정보다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한다. 조선 업계 사람들은 반도체만큼이나 세밀한 작업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비행기 한 대를 만드는데 약 8만개의 부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다. 배는 이보다 많은 약 10만개의 부재가 들어간다. 각종 부재는 손바닥만한 크기부터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야 할 만큼 큼 큰 부품도 있다. 이 같은 각종 부재가 이어지고 연결되면서 배 한척이 완성된다. 또한 각종 부품이 연결되고 이어지는 과정에서 1mm의 오차라도 발생하면 수백미터에 이르는 배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공정이 복잡하고 섬세하다는 의미다.

일례로 선체에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공장의 경우 7번을 덧칠하면서도 한겹이 되도록 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도장사들이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숙련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옥포조선소는 70년대 조선소 건립 때부터 대규모 부지를 마련했기 때문에 조선소 조성이 계획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양상이다. 철재를 쌓아두고 도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이어져 있다. 이에 따라 체계적인 작업 관리가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 도크에 진수를 위해 물이 가득 찬 모습이다. 도크에 물을 가득 채우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다. 사진=강길홍 기자대우조선해양 도크에 진수를 위해 물이 가득 찬 모습이다. 도크에 물을 가득 채우는데 약 4시간이 걸린다. 사진=강길홍 기자


기자가 찾은 날은 마침 새로 건조한 배의 진수가 진행됐기 때문에 도크에 물이 차 있었다. 진수는 완성 단계에 이른 배를 바다위에 띄우는 일이다. 진수라고 하면 완성된 배를 바다에 밀어 넣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도크에 물을 채워 넣으면 배가 뜬다. 거대한 도크에 물이 차오르는 데만 4시간가량이 걸린다. 상선의 경우 진수가 이뤄지면 건조작업의 80~90% 정도가 마무리 됐다는 의미다. 진수 이후 마무리 작업을 거쳐서 3~6개월 내에 선주에게 배가 인도된다.

옥포조선소에는 진수를 마치고 마무리 작업 중인 선박이 여러 대 있었는데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발주한 이 상선은 가까이 가서 보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크기를 자랑한다. 갑판 면적이 축구장 4개 크기로 전체 길이 400m, 폭 60m에 달한다.

또한 이 배는 단순히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첨단 ‘에코십(친환경 선박)’ 기술이 결집돼 에너지 효율을 극대한 것이 특징이다. 엔진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증기로 선박에서 쓰는 전기를 만드는 등 각종 연료절감장치를 통해 약 22%의 연료를 절감한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2011년 대우조선에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한번에 발주했다. 그동안 16척을 선사에 인도했고 17번째 배도 곧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20척의 배를 한곳에 한꺼번에 발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위험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머스크가 대우조선 해양에 20척의 배를 한번에 발주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우조선의 실력을 믿고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예정대 계획대로 차례로 배를 인도하면서 신뢰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또 한번 호황기를 맞고 있다. LNG선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대우조선은 그동안 100척이 넘는 LNG를 건조하면서 쌓아온 영향력을 바탕으로 야말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에 따라 선박 발주 급감하면서 경쟁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우조선의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철저한 안전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소 안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차량으로 이용해야 했는데 제한속도가 30km/h였다. 조선소 곳곳에는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가 있고 3번 위반 시 차량 이용이 금지된다고 한다. 직원들 대부분이 이용하는 자전거도 내리막길에서는 반드시 내려서 끌고 가야 하는 규정이 있다. 역시나 3회 위반 시 조선소 내에서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된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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