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가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4월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해 지난 2월국회에서 넘어온 각종 경제·민생법안들로 인해 숨가쁜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와중에서도 내년 총선을 겨냥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노리는 법안들이 있어 그 내용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선 염두에 둔 지역구 챙기기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일 ‘방제특별법 개정 법률안’을 내놨다. 이는 재선충병 예찰과 방제에 국가 기능을 확대하고 방제 전문성과 신속성 확보, 확산 우려지역 관리 강화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2013년부터 포항을 비롯한 경북 지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이 의원의 지역구는 포항 북구갑이다.
제주도가 지역구인 김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같은 날 수협법 개정안을 내놨다. 공동법인을 만들어 수산물 판매·유통·가공 및 수출 등을 함께 추진해 수산물 시장을 효율적으로 개척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는 “수협 경제사업의 활성화로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규모 있는 공동구매와 공동판매라는 협동조합의 원리가 실현돼야 한다”며 “일선 수협 등과 동일한 세제감면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법의 개정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개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도로가 없더라도 농막 건축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농막설치를 제한하는 규제를 해소함으로써 농가불편 해소와 도시농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 의원은 농촌 지역인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역시 농촌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을 지역구로 하는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복권 기금 일부를 농업소득보전직접지불기금과 농업재해보험기금에 지원하도록 하는 ‘농업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역구를 지켜라” 선거구 재획정 대응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제 인구편차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인구 하한 미달로 당장 지역구를 잃을 위기에 놓인 의원들은 국회 ‘농어촌 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모임’을 결성했다.
해당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선거구 면적이 전체 선거구 평균 면적의 2배를 초과하고, 3개 이상 시·군·구가 묶인 복합선거구의 경우 인구수와 상관없이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전남 장흥·영암·강진을 지역구로 둔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농어촌 지역구에 대한 대안으로 유권자가 원하는 경우 고향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내놨다.
이는 유권자의 의사에 따라 주민등록지나 등록기준지를 선택해 해당 선거구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도시로 나간 유권자들이 농촌 선거구를 채워줄 경우 인구 하한 기준을 맞출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세금 깎아드립니다” 과세 감면 법안도
올초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으로 드러난 것처럼 세금에 민감한 유권자들을 겨냥한 조세특례제한법들도 쏟아지고 있다.
조정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린 만큼 사회보험료를 세액 공제해주던 것을 2년 연장하는 등 대부분이 올해 말로 예정된 과세감면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김우남 의원도 제주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의 세 감면, 제주도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과세특례, 국제선박 등록에 대한 지방세 감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대한 지방세 감면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내놨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15건의 조특법이 발의됐으며, 지방세특례제한법도 4개를 기록했다.
여권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과세와 관련한 법안은 지역구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라며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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