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조선업의 수출 규모는 399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의 562억달러와 비교하면 많이 하락한 수치다. 글로벌 조선 빅3 업체 중에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실적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조선산업이 심각한 시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지만 좀처럼 불황 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응원과 정부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조선업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외면이 너무도 심각하다.
국내 조선업계의 또 다른 악재는 중국과 일본의 거센 위협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육성되는 중국은 최근 조선사 통폐합으로 균형을 잡아가고 있고 엔저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일본은 중소형급 선박으로 국내 조선사들을 추격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관망만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해운업이 발달된 국가다. 또 해운사들이 꾸준한 지원 덕에 대형 선사들이 꾸준하게 자국 발주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 해운사들은 고전하고 있다. 해운업 부흥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미비한 상황에서 해운사들은 신규 자국 발주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되레 선박을 되팔고 있다.
중국과 일본 간의 선박 경쟁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국가 기반 산업 육성을 위해 해양플랜트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몇 년 전부터 고부가가치 차세대 성장 동력을 선점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중일간 치열한 경쟁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을 갖췄음에도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수입과 설계 인력의 육성 측면에서 큰 어려움을 갖고 있다. 이 점을 해결하려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인력 수급 문제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웃나라 일본 조선업계의 추락이 다양화되지 못한 인력 육성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일본은 한 때 글로벌 조선업계 1위 자리를 독점했다. 그랬던 일본이 추락한 것은 표준화된 선박을 건조하면서 부터다. 선주들은 목적에 부합되는 다양한 선박을 원했지만 일본 조선업계는 자신들이 할 줄 아는 설계도면에 치중된 배만 수주했고 이것이 추락의 요인이 됐다.
한국 조선업계는 선주의 니즈에 부합하는 선박을 건조한 덕에 일본을 제치고 지금의 자리에 섰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선박을 설계할 인력이 부족해 향후 미래 한국 조선업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은 국가 산업의 기둥이지만 3D 업종으로 분류된 탓에 젊은층의 기피로 사실상 사양길로 접어든 분위기다. 오랫동안 조선업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만큼 이제는 정부와 국민이 조선업계와 근로자들을 향해 관심과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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