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에서 문제아로 전락···경영진의 의도적 부실 감추기 의혹대주주 산은 책임론도 대두···관리 소홀에 부실 자회사 떠넘기기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 손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좌초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5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채권은행 등과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채권은행 등의 관리절차 개시 신청설 또는 워크아웃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이 같이 밝힌 것이다.
조선업계에서 나홀로 승승장구하던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설에 시달릴 정도로 급격히 상황이 나빠진 것은 2분기 적자폭이 최대 3조원까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2조원은 그동안 실적에 반영을 미뤄왔던 손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고의로 손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시달리면서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대우조선해양의 상황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과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부실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같은 날 ‘주채권은행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해양플랜트 건조와 관련한 불가피한 실행예산 증가 등으로 2015년 반기 결산시 상당 규모 적자 시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적자 규모와 관련해서는 “결산이 진행 중이므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대우조선은 해양 부문 및 LNG 부문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수주 잔고 세계 1위의 조선사로서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좌초를 이미 예견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손실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연간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조선업계의 우등생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전임 CEO의 연임 결정을 앞두고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을 제 때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현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만 관리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조선의 위탁경영을 맡긴 것을 비롯해 STX프랑스의 인수를 추진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환경에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을 실적에 반영하지 않고 감춰온 것은 짧은 시간은 아닌 것 같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국책기관인 산업은행인 만큼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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