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점차 회복 분위기지만 제조업 업황 나빠져각종 리스크 겪으면서 펀드멘털은 오히려 강해져
중국 경제불안이 다소 잠잠해졌고,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생산, 소비, 투자 등의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경제 불확실성과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부의장의 발언으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또 광공업 생산이 다시 하락했고, 향후 경기방향을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을 기록하는 등 한국경제는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 대내외 리스크 다소 잠잠···한숨 돌린 한국경제
올해 하반기, 중국의 저돌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흔들림은 국내 경제에도 그대로 전해졌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이탈, 원자재 값 하락, 미국 금리인상, 북한 리스크, 국내 소비위축이 겹치는 대내외리스크 태풍이 한국경제를 휘감았다. G2(미국·중국)의 경제정책, 특히 통화정책에 대한 국내경제의 압박도 컸다.
그러나 북한리스크가 완화됐고, 중국발(發) 경제·금융 악재가 진정세를 보이고, 미국의 9월 금리인상설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9월 위기설도 수그러들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경기는 최대 리스크였던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전체 산업생산은 6월과 7월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메르스 사태로 위축됐던 소비심리도 7월부터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6월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한 달 만인 올 7월 전월대비 6.9%증가했고, 예술·스포츠·여가 7.1%,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도 1.9% 늘어 회복세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회복세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1.3%, 전년동월보다 6.9% 늘었고, 건설기성은 건축공사 실적이 늘어 전월대비 0.8%, 전년동월대비 1%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도 전년도월에 비해 22.5%증가했다.
현재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전산업 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하고, 경기동행지수가 상승 전환하는 등 전반적으로 2분기 부진에서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소비·서비스업도 메르스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국내경기 회복세 평가는 아직 일러
그러나 아직 국내 경기회복을 낙관하긴 이르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경기동향과 관계가 깊은 광공업 생산이 6월 반등했다 7월 들어 다시 하락했고, 제조업 생산도 전월비·동월비 모두 6월 상승했다 다시 하락했다.
7월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 광업, 전기·가스·수도사업에서 모두 줄어 전월대비 0.5%감소했고, 전월동월대비로 3.3%떨어졌다. 제조업도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3.5%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에 대한 재고지수는 129.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늘었다. 2010년 100을 기준으로 하는 재고율이 높다는 것은 재고로 쌓이는 제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또 소비와 서비스업생산 지표가 전월대비 상승한 반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감소한 것은 6월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6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과 비교해 3.5%, 1.5% 각각 감소했었다.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됐다라고 하기보다 6월 감소폭이 컸던 탓에 발생한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 한국경제 ‘직접타격’ 대외 리스크에 정부는 ‘모니터링’
단순히 말해 올해 하반기 세계경제는 ‘중국’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만큼 중국의 경제 불안과 이들의 통화정책이 세계 여러 나라에 미친 영향은 막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이 내년 5%미만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총수출이 4%포인트 내려갈 정도로 중국에 대한 경제연관성이 높다.
특히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가 ‘트리플딥((triple-dip)’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double-dip)’에 이어 중국리스크로 인한 트리플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2008년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경제성장률이 0.7%로 떨어졌고,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다음해인 2012년 2.3%로 전년(3.7%)에 비해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5%로 0.5%포인트 내렸다. 대중국 수출 감소가 GDP 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국내외 경기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특히 내수회복세 확대를 위해 4대 부문 구조개혁에 더욱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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