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11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금리와 주택금융모기지론에 대한 규제 완화 등으로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좀 더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흐름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우리나라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이 총재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수출 부진 및 내수 부진으로 위축돼 있는 경기를 활성화하기서라도 금리를 내려 시중에 자금이 풀리도록 통화정책을 폈지만, 이마저도 부동산에만 쏠리면서 과거보다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난해 8월 이후 네 차례나 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갑자기 금리를 올리게 되면 지난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된 제2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섣불리 금리를 인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총재의 고민은 가계대출 급증과도 연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전달 7조3000억원 증가했던 것이 8월에는 7조8000억원 증가해 60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낮은 금리 수준, 활발한 주택거래 등으로 6조1000원 증가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기획재정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199조9000억원이 나갔다. 2013년 말 이후 올해 3월말까지 LTV 60% 초과 대출잔액도 39.1조원 증가해 100조원에 달했다. 이 총재가 지적했듯이 자금이 생산적인 여러 방면으로 퍼진 게 아니라 부동산 쪽으로 편향됐다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 이 총재가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큰 폭으로 확충을 하면서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쪽과 내수 취약 업종을 지원하는 것으로 노력 중”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자금흐름의 개선은 다른 차원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이 말은 단순히 통화정채 말고도 정부 차원의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함을 우회적으로 내친 것으로 풀이 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한국은행 본점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9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했다.이는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3개월 연속이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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