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끝난 직후 국내 금융 역사를 바꿀 2대 사건이 한 달 간격으로 벌어진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첫 단추가 꿰어지고, 은행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본격 시행된다.
우선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양일에 걸쳐 예비인가신청서를 접수받는다. 이후 본격적인 심사를 거친 후 금융위원회가 12월 중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기업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본격적인 영업할 수 있게 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사업계획 700점 등 총 1000점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여기에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 해외진출 가능성 등 5가지 평가항목이 포함돼 있다.
이미 초대 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는 기업들의 윤곽은 대부분 드러난 상태. ‘인터넷전문은행 대전’ 본선인 예비인가를 신청할 은행으로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컨소시엄 구성을 확정했다.
다만 ‘업계 1위’로 KB국민은행 등과 리딩뱅크 경쟁을 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참여 여부가 아직 변수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들과 파트너로 합종연횡할 수 있는 후보로는 LG유플러스 둥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금융위 임종룡 위원장이 14일 국회 정무위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인가 기업 확대를 시사했다. 이들 은행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마땅한 파트너를 찾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KEB은행 관계자도 “추진 의사에는 기존과 변함이 없는데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해 진척상황은 신한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은행은 한달 뒤 계좌이동제라는 총성없는 전쟁에도 치른다. 10월부터 자동납부 변경이 가능해지고 내년 2월부터는 적금과 월세 등의 자동송금 조회 및 변경이 가능해면서 사실상 이때가 계좌이동제 대전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이체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비대면실명확인이 가능해지고, 여러 은행에 흩어져 있는 출금이체 내역 등을 조회하고 해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물리적 장벽이 허물어진 상태다. 이는 계좌이동제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고, 이미 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에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저마다 단골은 지키고, 새로운 손님은 유치하기 위해 관련 상품 출시에 바쁘다.
다만 계좌이동제가 기존 다수 고객을 확보한 대형 은행보다 중소은행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이들 은행들은 셈이 복잡하다.
이에 반해 여타 은행들은 의욕적이다. 씨티은행 박진회 은행장은 최근 “(계좌이동제가) 중소은행들에게는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잘 준비해서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면서 “계좌이동제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간 대형은행들이 쌓아놓은 인프라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최근 은행들이 할 일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며 이에 따른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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