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93번째 생일 맞아 신동주·동빈 집무실 찾아3부자 50분간 마주해···회동 시간 짧아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은 듯신동빈 “형은 그룹과 관련 없어” VS 신동주, 동생 없이 부친 생일잔치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롯데가(家) 3부자가 15일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생일을 맞아 50분간 대면했다. 이번 3부자 회동으로 롯데그룹 경영권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신 총괄회장의 생일은 보통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장악하면서 신동주 회장이 직접 부친의 93번째 생일을 챙기려고 했다.
이에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회장 그리고 신동빈 회장의 3부자 회동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신동주 회장이 생일모임을 주도하고 있어 갈등을 겪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참석 여부가 관건이었다. 또 신동빈 회장이 참석한다면 롯데그룹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자연스럽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얘기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 신 총괄회장의 생일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에게 악재가 겹쳤다. 신동주 회장이 일본에서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14일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신동빈 회장은 소공점만 수성하고 월드타워점을 잃게 된 것이다. 신동주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이로 생긴 반(反)롯데 정서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감정이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욱이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신동빈 회장의 참석은 불투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아직 신 회장의 참석은 알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있는 롯데호텔서울을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신동빈 회장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호텔에 도착했다. 로비에서는 기자들에게 면세점 수성 실패에 대한 책임을 공감하며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뒤이어 오후 4시20분경 신동주 회장이 호텔에 들어섰다. 신동주 회장은 로비에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바로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로 향했다.
이어 오후 5시10분 신동빈 회장은 기자들을 피해 호텔을 빠져나갔다. 즉 신동빈 회장이 집무실에 있던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며 3부자가 만난 시간은 50여 분이다. 또 3부자가 모여 얘기를 나눈 것은 지난 8월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방문한 이후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3부자가 마주한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 사태와 최근 형제 간의 소송전 그리고 면세점 수성 실패 등에 대한 전반적인 현안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만 추측된다.
특히 신동주 회장이 소송을 확대하고 있어 두 형제 간에 냉기류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회동 시간이 짧아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오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뜻을 비치면서도 형인 신동주 회장과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과 면세점 탈락 등을 형과 상의할지 묻는 질문에 “우리 그룹과 형님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신동주 회장 역시 신동빈 회장이 돌아간 후 신 총괄회장의 생일잔치를 진행했다. 신동빈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신동주 회장은 급하게 생일 케이크를 부탁했고 오후 7시께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가 케이크를 사와 34층으로 올라갔다.
더욱이 이 자리에는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동주 회장 부부만이 함께했다. 당초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영자 이사장은 점심 무렵 혼자 신 총괄회장을 찾아왔으며 신선호 산사스 사장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이번 면세점 수성 실패와 관련해 “99%가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신동빈 회장은 면세점과 관련된 이들의 고용안정을 약속했으며 호텔롯데 상장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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