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보상금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자사 고객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하는 보상금이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만큼 보상이 먼저 진행되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북미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이 같은 보상계획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에서 리콜이 결정된 차량은 12만5000여대로, 미국 리콜 대상 차량인 48만2000여대와 비교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도 북미에서와 같은 보상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폭스바겐 문제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의 공식 요청에도 폭스바겐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은 국내에서도 북미와 똑같이 피해자들에게 1000달러 상당의 패키지를 제공하라고 공식 요청하고 23일까지 회신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
폭스바겐 측은 미국에서는 디젤이 가솔린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이유로 마련된 보상안인 만큼 타 지역과는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폭스바겐의 해명은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만 살 뿐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단순히 디젤 가격이 싸서 해당 차량을 구매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나 국내 소비자나 폭스바겐에게 똑같이 속았다는 부분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폭스바겐은 엉뚱하게도 국내에서는 보상 대신 오히려 최대 60개월 무이자할부로 판매촉진에 나서고 있다. 기존 소비자가 본 피해를 새로운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셈이다.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서 장기적인 고객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산토끼보다는 집토끼를 먼저 챙겨야 한다.
법무법인 바른 측은 폭스바겐에 북미와 똑같은 수준의 보상을 재차 요구할 방침인 만큼, 폭스바겐 측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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