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와의 법적분쟁, 공정위 과징금 등 변수로···인수전 향방에 주목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양회가 난항 끝에 매물로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2대주주와의 소송건과 과징금 등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인수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다수의 인수 후보 업체가 본입찰 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양회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 등은 지난달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으며 이달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라파즈한라시멘트를 비롯해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앤컴퍼니 등 6~7곳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앞서 동양시멘트 인수전에도 참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수전을 완주하는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적문제가 남아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업계에 부과할 과징금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쌍용양회 지분 32.36%를 보유한 태평양시멘트는 지난 9월 서울지방법원에 채권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다음달 2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간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공개 매각에 반대하며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해 자신들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과정을 지켜본 인수 후보군도 태평양시멘트와의 관계를 불편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소송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정위가 시멘트업계에 부과할 것으로 전해진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과징금도 인수를 꺼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멘트 7개사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조사를 마무리짓고 해당 업체에 심사보고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업계는 적극적인 소명 활동을 펼치겠다는 방침이지만 금액을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과징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가 점유율 1위를 이어가는 만큼 부과되는 과징금도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쌍용양회 채권단 소속인 한앤컴퍼니가 인수 의사를 밝힌 것도 흥행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앤컴퍼니는 이미 쌍용양회 지분의 10%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경우 나머지 36%만 인수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앞서 인수 의향을 드러냈던 업체들이 다음달 진행되는 본입찰에 참여하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양회가 여러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만큼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하며 “각 업체들도 본입찰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 후에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달 예비실사를 거쳐 오는 12월 본입찰을 갖고 쌍용양회의 새 주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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