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집행유예 가능성 높아배임죄·건강 등이 변수···14일 집행유예 받은 윤석금 웅진 회장도 영향 미칠 듯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운명이 오늘(15일) 결정된다.
서울고법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이날 오후 1시 서울고법 312호 중법정에서 이 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13년 7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1심에서 징역 4년, 2심에서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을 유죄로 판단했고 2심에서는 비자금 조성을 위한 604억원 횡령 혐의가 무죄로 판결됐다.
하지만 지난 9월 열린 대법원 항소심에서 309억원에 달하는 배임 부분이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배임죄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으며 이에 사건은 파기환송돼 서울고법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10일 파기환송심 공판에서는 이 부분이 쟁점이 됐고 검찰은 파기환송 전 재판에서의 구형량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양형 결정에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관건은 오늘 공판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 선고가 재상고 없이 확정되면 이 회장의 재판은 그대로 마무리된다.
특히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쟁점이 된 배임죄는 특경가법보다 형량이 낮아서 이 회장의 형량이 줄어들 수 있다. 2심에서 받은 징역 3년보다 형량이 낮아질 수도 있고 배임죄 여부에 따라 집행유예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게다가 이 회장의 건강 상태도 선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중인 2013년 8월 만성 신부전증으로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후유증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또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다.
그동안 법원이 기업 비리를 저지른 재벌 총수들에게 경영 공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집행유예를 선고해온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전날인 14일 1000억원대 배임 행위로 회사에 피해를 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다만 재벌 총수들이 잇따라 집행유예를 받으며 재벌에 대한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생긴 반(反)재벌 여론 등이 재판부에는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는 기업의 경영 공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현재의 여론 상황 등을 포괄적으로 판단해 선고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CJ그룹은 이 회장이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오너 일가 2명과 전문경영인 2명 등으로 구성된 전문경영체제를 가동해 회사를 운영해 왔지만 저성장이 이어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공판에도 법정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에도 휠체어를 타고 출두한 바 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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