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산건설로부터 부동산 일부 118억원에 인수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 이어져두산건설 실적이 경영권 승계 위한 경영능력 시험대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살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4세 경영시대를 열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형제 경영으로 유명한 두산그룹은 차기 대권 1순위로 오너 4세 가운데 맏이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이 꼽힌다. 하지만 그가 이끌고 있는 두산건설의 실적 부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이 보유한 두산기술원 토지 및 건물 일부를 117억7300만원에 양수키로 결정했다.
두산 측은 이번 토지 및 건물 인수가 R&D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자산 인수가 두산건설을 측면 지원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두산그룹의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두산건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알짜 사업부로 꼽히던 두산메카텍과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를 통째로 두산건설에 넘겼다.
이를 통해 두산건설은 현금흐름에 숨통이 트이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도 재무구조 악화가 계속됐고 이에 두산중공업과 총수 일가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건설의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7% 감소했다. 누적 순손실은 1453억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만 보더라도 영업이익 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0% 줄었고, 매출액(4636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588억원이다.
그나마 수주 실적이 늘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1~3분기 누적 신규수주는 작년 같은기간보다 75.7% 증가한 1조6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건설은 올해 수주분이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매출로 나타나면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는 보릿고개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
지난 7월 회사채 350억원을 발행하려다 주관사를 찾지 못해 포기했었고 10월에는 25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에 실패했었다. 결국 두산건설이 두산기술원 지분을 두산에 넘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두산건설 살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박정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2012년 ㈜두산 회장 직을 겸직하면서 삼촌인 박용만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받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박정원 회장이 이끄는 두산건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경영권 승계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원 회장이 그룹 총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해 명분을 쌓아야 하는데 두산건설의 실적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두산그룹이 4세 경영 시대를 열기 위해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이 두산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기술원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은 R&D 분야를 확충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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