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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잃은 CJ그룹은 어디로···

선장 잃은 CJ그룹은 어디로···

등록 2015.12.16 16:56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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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실형 선고로 경영 비상사태이미경도 건강 문제로 경영에 깊숙히 관여 안해장남 선호씨 아직 어려 승계작업도 시간 걸려전문 경영인체제 강화하면서 후계구도 그림 그릴듯

선장 잃은 CJ그룹은 어디로··· 기사의 사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실형 선고로 CJ그룹이 선장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그룹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5일 이 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2년6월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룹 총수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조세를 포탈하고 횡령했으며 논란이 됐던 배임죄 역시 사실관계는 변함이 없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 회장이 신장이식수술 후유증과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는 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특경법상의 배임 부분에 대한 무죄 판단으로 유죄 부분이 감축되는 점을 감안해 2심의 징역 3년을 2년6개월로 감형했다.

이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CJ그룹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룹의 인사와 사업 추진 등을 이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맞췄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최소 2년은 넘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즉 오너 부재 장기화로 그룹의 경영차질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오너의 경영 공백은 이 회장이 직접 이끌던 신규·글로벌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당장 2016년 투자·고용 계획과 사업의 추진 방안도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성장이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인 M&A 역시 최종 결정권자인 이 회장의 부재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세대교체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그룹 인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선고 후 이 회장 측 변호인이 곧바로 상고를 통해 다시 재판을 받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상고가 이뤄지면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거나 아니면 재파기환송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수개월이 소요되고 재파기환송 시에는 그 배의 시간이 예상된다.

수감생활을 마친다고 해도 이 회장의 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복귀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비상경영체제도 한계에 이르렀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부재 속에서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채욱 부회장 등이 참여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비상경영체제도 힘이 다했다. 해외 진출과 M&A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하면서 지난 2년간 저성장을 이어왔고 체제를 지탱하던 한 축인 이 부회장 역시 건강 문제로 경영에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와 미국을 왕복하며 경영에 참여했지만 주로 미국에서 머물고 있다. 이 회장과 같은 유전병을 앓고 있으며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과거 치료를 위해 장기간 요양을 했던 전례도 있고 최근에도 증세가 좋지 않아 이 회장의 부재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5)씨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로 CJ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 2013년 CJ그룹에 입사한 후 현재 CJ제일제당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씨가 CJ올리브네트웍스 대주주로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만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아직 어리고 경험이 전무하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자산커뮤니케이션 대표 역시 평소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갑자기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재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CJ그룹이 현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채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문 경영인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실형은 CJ그룹 존망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기가 될 수 있다. 조직 안정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 등 살길 모색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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