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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마술사’ 고아라, 나무에 열매 맺고 꽃 피우듯이

[인터뷰]‘조선마술사’ 고아라, 나무에 열매 맺고 꽃 피우듯이

등록 2016.01.01 06:00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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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마술사’ 고아라, 나무에 열매 맺고 꽃 피우듯이 기사의 사진


배우 고아라는 밝았다. 활짝 웃으며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는 고아라의 미모는 눈이 부셨고 자태는 더할 나위 없이 고왔다. 영화 ‘조선마술사’(감독 김대승) 속 청명이 그러하듯이.

운명을 거스르려는 호기로움은 어쩌면 청춘의 특권일지 모르겠다. 고아라가 연기한 청명은 하루 아침에 조선시대 공주가 되어 청나라 왕자의 첩으로 향하던 도중 만난 한 남자와 운명같은 사랑에 빠진다. 그가 바로 환희(유승호 분)다.

청명과 환희는 10일이라는 짦은 시간 동안 서로에게 빠져든다. 김대승 감독은 사랑의 성격을 마술이라는 황홀한 장치에 빗댔다. 아름다운 영상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고아라와 유승호의 사랑을 그야말로 눈부시다.

고아라는 치명적 멜로 카드를 뽑아들었다. ‘응답하라1994’, ‘반올림’ 등의 작품을 통해 왈가닥스러운 매력으로 사랑받은 고아라였기에 진한 멜로는 어쩐지 낯설다. 그러나 ‘조선마술사’를 본다면 걱정은 기우였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멜로를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을까 싶을 정도. 영화 속 청명처럼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해봤을 것만 같은 인상마저 안기며 고아라의 재발견을 이끌어냈다. 스물 일곱 살을 바라보고 있는 고아라에게 가장 먼저 사랑을 물었다.

“극적인 상황에서 환희와 만나죠. 짜릿하고 설레고 좋아요. 만나서는 안되는 입장이죠. 그런 상황이 만남부터 극적이에요. 소녀같지만 여자로서 지켜야 하는 강인함, 내려놓아야 하는 마음, 사랑할 때 애끓는 마음에 짊어져야 할 많은 것들을 감내하며 표현하는게 중요했죠. 사랑에 대한 눈물에 디테일함을 분석하는게 어렵지만 재밌었어요. 복합적인 감정을 헤아려야했죠.”

‘조선마술사’ 고아라, 나무에 열매 맺고 꽃 피우듯이 기사의 사진


뜻밖이었다. 고아라가 사랑과 눈물의 의미에 대해 이토록 디테일하게 분석했을 줄은 몰랐다. 서른도 넘기지 않은 고아라지만 사랑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있음이 느껴졌다. 좋은 연기는 값진 경험에서 우러나온다는 말이 있다. 고아라도 청명처럼 운명같은 사랑을 경험했을까.

“사랑이요? 기다리고 있어요.(웃음) 이제 해야죠.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사랑하면 이럴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좀 더 마음이 담겼어요. 청명이 환희한테 그러했던 것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면 청명같을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데 집중했죠. 영화를 통해 사랑을 해본 사람은 와닿는 느낌이 남다르실 거에요.”

청명이 환희에게 빠진 시간은 불과 10일. 열흘 만에 지독한 사랑에 빠진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지닌채 ‘조선마술사’를 봤지만, 뜻밖에도 청명이라는 캐릭터는 설득력을 입었다. 이는 디테일한 연출과 더불어 고아라의 분석도 한 몫 했다.

“10일 만에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공감됐어요. 만나고 마음을 열고 눈물을 흘리는 과정은 운명적인 사랑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죠. 그런 사랑에 빠지면 청명처럼 그렇게 마음을 가져가게 되지 않을까요. 환희를 만나기 전과 후를 비교해서 보시는 재미도 있을거에요. 그게 바로 청명이자, 사랑의 힘이에요.”

청명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 의순공주를 토대로 창작된 배역이다. 의순공주는 1650년(효종 1년), 청의 황자 구왕으로부터 조선의 공주를 얻어 결혼하겠다는 요청이 있자, 조선 조정에서는 미혼인 공주를 모두 숨긴 채 종친 금림군 이개윤의 딸을 양녀로 삼아 공주의 작위를 내리고 청을 보냈다. 그가 바로 대의에 순종하였음을 뜻하는 의순공주. 고아라는 청명을 표현하기 위해 역사를 읽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청명의 감정을 자아낼 수 있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의순공주가 존재했던 시대적 배경, 그가 느꼈던 압박과 슬픔을 느끼면서 표현하는데 힘을 얻었어요. 청나라의 화려함이 다채로운 색감과 볼거리로 작용하는 것이 시대적인 아픔을 극대화 시켜서 좋았어요. 또 상징적인 장치도 많이 있어요. 행간을 잘 읽으면 관계성도 드러나죠. 인물간의 관계 속에 있는 사랑 이야기가 결국 주제에요.”

‘조선마술사’ 고아라, 나무에 열매 맺고 꽃 피우듯이 기사의 사진


고아라는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주연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 역시 사랑이라고 했다. 그는 판타지 로맨스 장르인 영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다. ‘조선마술사’가 관객들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사랑이에요.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사랑에 대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녀간의 사랑 뿐 아니라 인물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좋아요. 여러 감정을 영화가 담고 있어요. 사랑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감정이죠.”

고아라는 배우로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점점 꽃을 피워가고 있다. ‘조선마술사’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과 영역을 확장시키며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마음껏 드러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고아라는 새로운 필모그라피를 쓸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가지고 인터뷰를 하는 고아라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생기발랄하고 털털한 입담은 덩달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했다. 고아라가 바라보는 지점은 어디일까.

“이제 시작이에요. 이 모든게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올림’을 통해 어릴 때 데뷔를 했죠. 대학에 입학하면서 ‘나는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많이 자문했뇨. 그 과정을 통해 배우, 연기관이 확립되었어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 그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나무에 열매를 맺고, 뼈애 살이 붙어가겠죠?”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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