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사 생활 접고 10월부터 본사 출근법무팀 배속돼 아버지 재판 측면 지원부친 장기공백 대비 경영수업도 본격화삼촌 장세욱 부회장 견제세력 구축설도
장 과장은 그 동안 미국, 일본 등 해외지사를 돌며 근무했지만 부친인 장세주 회장이 지난해 5월 구속 기소된 이후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장세주 회장은 회삿돈 횡령과 상습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일각에서는 이미 장세욱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는 동국제강에 후계자로 꼽히는 장선익 과장의 복귀를 통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장 과장을 통해 장세욱 부회장을 견제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도 있다.
21일 실명을 밝히지 않은 전직 동국제강 고위 임원에 따르면 일본지사에 근무하던 장선익 과장은 지난해 10월 한국본사 발령을 받고 귀국했다. 현재 장 과장은 동국제강 경영관리부 법무팀으로 배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현재 장 회장의 무죄 혹은 집행유예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장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동국제강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의 거물급 전관 변호사들을 보강했다.
또 서울행정법원장 출신의 이재홍(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김용상(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김 변호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건을 담당했다. 장 과장은 법무팀에 근무하면서 항소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장 회장의 형이 낮아지거나 법정 구속을 면하게 될 경우 아버지와 회사 측에서는 후계자 장선익 과장의 공으로 돌릴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세주 회장의 비자발적 경영퇴진에 대비한 경영수업 본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욱 부회장이 장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성과로 내세울 만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7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자산 매각과 사업재편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게 맞다.
장세욱 부회장 체제 이후 대내외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강한 인상을 주기에도 역부족이다. 장세주 회장이 구속되기 전 마련해 놓은 사업을 임시로 이어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내외적으로 동국제강 4세로 불리는 장선익 과장의 입장에서는 이번 본사 근무가 상황 역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단순히 회장 아버지를 등에 업고 회사를 물려받는다는 눈총을 받기 보다는 어수선한 회사 상황에 복귀가 되레 적시일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장선익 과장이 동국제강의 안주인으로 낙점되기까지는 시간과 지분이 필요하다. 장세욱 부회장의 근거리에서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동국제강의 최대주주는 장세주 회장으로 14.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1999년부터 동국제강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 중인 일본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이 2대주주로 14.88%이며 장세욱 부회장이 3대주주로 10.2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장선익 과장은 0.44%의 지분을 갖고 있고 차남 장승익 군이 0.16%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이다.
장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장세주 부회장이 세력을 키울 경우 과거 일부 기업에서 발생했던 삼촌과 조카 간 경영권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런 이유인지 회사측은 장선익 과장 본사 근무와 관련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본사 근무 중인 것 사실이지만 정확한 복귀 시기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엇갈린 입장은 내놓고 있다. 동국제강 한 관계자는 “장선익 과장은 일본 지사에 재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장 과장에 대한 입장에 혼선이 있음을 드러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장세욱 부회장 체제로 안정된 국면으로 접어든 동국제강 입장에서 차세대 황태자로 불리는 장선익 과장의 본사 근무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장선익 과장의 오랜 외국생활이 장 회장의 부재 상황와 함께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힐 수도 있다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 장남 장선익 과장의 귀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장세욱 부회장이 장 회장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고 있지만 장 회장의 후계자 선택은 결국 장선익 과장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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