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특히 유통업계가 가격 전쟁으로 내세우는 상품들이 생필품이라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또 유통업체들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며 가격 전쟁 덕을 보고 있다. 고객 서비스 등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도 함께 개선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가격 전쟁의 겉모습만 보면 소비자와 유통업체 모두가 ‘윈-윈’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격 전쟁 발발 한 달이 지난 지금 소비자는 혼랍스럽기만 하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전쟁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생산업체가 원가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통업체가 내세우는 상품 가격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실제로 가격 전쟁 상품들의 브랜드는 상당히 많다. 품목과 용량 등을 감안하면 물건 종류는 더 다양해진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실정이며 유통업체들은 특정 용량이나 특정 물건의 최저가를 모든 상품의 최저가로 부풀리기도 한다.
여기에 소비자들은 배송비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 유통업체마다 다른 배송비 과금정책을 펼치고 있어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상품 가격의 차이가 이전과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가격 전쟁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는 중이다.
가격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납품업체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유통업체만이 마진을 줄여서는 최저가 정책을 이어갈 수 없어 현재 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가격 전쟁에 동참하며 마진율을 조정하고 있다.
만약 경쟁이 계속된다면 유통업체는 물론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게 된다. 특히 생필품은 다른 상품군보다 마진율이 낮은 편이다. 가격 전쟁이 지금보다 심화되면 납품업체나 유통업체가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셈이다.
득이 많을 것 같지만 가격 전쟁이 길어지면 유통 질서가 어지러워지고 이는 소비자와 유통업체에게도 결국 독이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가격 전쟁보다는 품질과 생산·유통공정의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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