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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호실적 전망’의 허와 실

정유업계 ‘호실적 전망’의 허와 실

등록 2016.03.27 09:12

수정 2016.03.27 09:29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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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정제마진은 유동적···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안심 못해”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정유업계가 올해도 호실적을 낼 것이란 외부의 기대에도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업황 회복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섣부른 판단은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을 비롯한 국내 정유업계가 올 1분기 사상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의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468억원, 에쓰오일은 42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0%와 77% 증가한 수치로 역대 ‘1분기 실적’ 중에서는 가장 높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의 정상화가 호실적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부담스럽다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 회복세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정유업계가 동의하는 내용은 재고평가손익 부분이다. 국제유가가 지난 2월 중순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면서 재고평가손실에 대한 걱정은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정유사들이 오히려 재고평가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공급과잉에 따른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정유업계 실적의 지표가 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9.9달러에서 2월에는 6.4달러까지 떨어졌다. 3월에 접어들어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높았던 지난해 4분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요가 뒷받침됐기 때문인데 최근 원유 가격이 올랐고 석유 수요도 무한정 늘어나는 게 아니어서 정제마진이 얼마나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정유업이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려면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야 하는데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들여오는 두바이유도 상승세가 잠시 꺾였다. 지난 18일부터 배럴당 37달러대에 머물던 두바이유는 24일(현지시간) 36.07달러로 전달보다 1달러 이상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즉 정유업계의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등을 둘러싼 업황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업계에서도 미리 예단하기 조심스럽다”면서 “정유업계가 호실적 전망에 만족하지 말고 경각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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