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형 제품 ‘경량화·주행거리 개선’ 한계”삼성SDI “지금도 경쟁력 충분···생산설 해프닝”
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각광받는 ‘파우치형’ 제품의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전문가들은 삼성SDI가 향후 ‘각형’과 ‘파우치형’ 전기차배터리 모두를 함께 생산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우치형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감안해 추가 투자를 실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배터리는 제조 방법에 따라 ‘각형’과 ‘파우치형’, ‘원통형’ 등으로 나뉘는데 시장에서는 금속 캔(Can)에 담긴 각형 배터리보다 파우치형 제품을 선호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동일 부피면적당 에너지 밀도가 높고 가벼우며 다양한 자동차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SDI는 각형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어 업계 사업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순수 전기차의 과제인 ‘주행거리 향상’과 ‘경량화’를 각형 제품으로 실현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반영된 것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는 현재 파우치형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며 주행거리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소재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관련 소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BMW와 토요타, 혼다 등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당수가 여전히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세계에서 출하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사용 추이를 조사한 결과 각형 배터리가 약 4.9GWh(47%)로 가장 많았다.
삼성SDI 측은 “파우치형 제품 생산 루머는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하다”면서 “노후 생산라인 교체 과정 중 파우치와 각형 제품 생산에 모두 사용되는 장비를 들여오면서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설비를 마련한 삼성SDI 측이 기존 생산라인을 파우치형 제품에 최적화 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추후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해외 생산라인 증설 등 목적으로 올해만 1조원을 투입하는 만큼 제품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고객사의 니즈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각형 배터리가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한 현 시점에 파우치형 제품 생산은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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