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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와 사회적 책임

[기자수첩]가습기 살균제와 사회적 책임

등록 2016.04.20 17:40

수정 2016.04.27 09:20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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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생 5년만에 사과와 보상 언급여전히 ‘인과성’ 인정한 기업 없어최대 피해자 낸 옥시는 여전히 묵묵부답향후 이런 사태 없도록 진상규명과 제도마련 필요

가습기 살균제와 사회적 책임 기사의 사진

수많은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들이 애끓는 호소를 보내고 있다.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고, 가습기 살균제 PB 상품을 판매한 기업이 피해자들에 사과하고 보상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필요해서다.

지난 18일 롯데마트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 유통사 중 가장 먼저 사과문을 발표했다. 홈플러스도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사망원인으로 지목한지 5년만에 이뤄진 사과라는 점에서 사태가 다소 진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회사는 모두 자사 PB 제품과 피해자와의 ‘인과성’을 분명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 당시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혀진 피해자에 대해 적극 보상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나마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는 사과는커녕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묵묵부답이다. 증거 조작, 법인 변경 등 논란도 잇따라 불거지고 있지만 지난 5년간 그랬듯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은 다른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모두 530명이며 이 중 146명이 사망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1994년부터 연간 60만개 이상 팔렸다는 주장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기업의 피해보상은 이제 시작이지만,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라면 그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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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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