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9개 조선사 노조, 구조조정 반대 한 목소리 “일본 조선업 실책 되풀이해서는 안돼”“대화를 통해 현실적인 대안 찾아야”
황우찬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조선업종노조연대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조선노연 공동의장인 그는 우리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며 노동자들게만 책임을 떠넘기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 이상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참석해 한 목소리로 구조조정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황우찬 부위원장은 “일본 조선업의 경우 과거 잘못된 구조조정을 펼치며 우리나라에 역전을 허용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 정부가 정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황 부위원장은 “노동자가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부정부패를 눈감아주면서 문제가 커진 만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면서 “국가의 장래가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요구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어진 발언에서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만 구조조정 문제로 절망한 노동자 5명이 산재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지난 2010년 쌍용차 구조조정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상진 위원장은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는 여러 얘기를 담고 있지만 노동자의 목소리는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정부의 목적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들을 내모는 것,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위기 진단이 다르니 처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는 조선업을 살리는 게 아닌 죽이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정부와 언론이 조선업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서 오히려 일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현시한 노조위원장은 “기술·생산직과 경영진이 힘겹게 불황을 견뎌내고 있다”면서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내몰게 아니라 오히려 육성산업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난에 대한 정부의 책임도 제기하며 “대우조선이 국내 산업을 망쳤다는 얘기도 있지만 정부가 부추긴 영향도 컸다”면서 “과거 정부에서 자원외교의 역할을 떠넘기며 자회사가 크게 늘었고 이로인한 손실도 2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시한 노조위원장은 “묵묵히 일만 한 죄가 구조조정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이 같은 분석도 없이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잘못된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위원장은 요구안을 전달하기에 앞서 “조선업 부진은 유가하락과 주기적 사이클 때문인데 정부가 이를 이용해 고용 이원화 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저임금과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임으로써 노동자의 여건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백형록 위원장은 “조선업은 기술 집중 산업이기 때문에 기술력을 보유했을 때만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고 수출산업에서 효자역할을 한다”면서 “그럼에도 정부와 경영진들은 노동 이원화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만으로 제대로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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