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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회생실패, 업계 구조조정에 악영향 우려

STX조선 회생실패, 업계 구조조정에 악영향 우려

등록 2016.05.25 15:35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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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이달말 STX조선 법정관리안 부의”중견조선소 ‘회생’보다 ‘청산’에 무게 실릴 듯조선 빅3는 대주주 사재출연 우려도

사진=뉴스웨이 DB사진=뉴스웨이 DB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에 빠진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눈앞에 두면서 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추진 중인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NH농협은행·무역보험공사 등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오전 회의를 갖고 향후 구조조정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채권단은 재실사 결과 초안을 바탕으로 STX조선의 현안을 진단한 결과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다음주 관련 안건을 부의한 후 이달말에는 STX조선을 법정관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채권단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조선업계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도 회생이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히면서 다른 중견조선소로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STX조선이 지난 2013년 자율협약에 돌입한 이래 3년간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약 4000억원의 추가 지원금과 함께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전환하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STX조선은 2013년 약 1조5000억원, 2014년 3137억원, 지난해 21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돌입할시 채권단이 물어야할 선수금환급보증(RG)도 상당한 액수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 중견조선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업체는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왔다. 그간 성동조선에는 1조9000억원, SPP조선에는 1조85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수주난으로 인해 여전히 경영정상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도 SPP조선(575억원)이 유일하다. 각 조선소의 채권단은 내달 초까지 매각 또는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STX조선의 사례를 계기로 정부와 금융당국이 기업의 회생보다 청산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수위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역시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사도 자체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지만 주채권은행에서 자구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인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오너 대주주의 사재출연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조선업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대주주가 사재출연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채권단의 압박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작 현장의 근로자들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정부로부터 강압적으로 흘러가는 모습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문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구조조정만을 밀어붙이면서 조선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선업종노조연대 관계자들은 “기술·생산직과 경영진이 현장에서 힘겹게 불황을 견뎌내고 있다”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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