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직원들, 포스코 방문해 설득선박납기 준수 위해 자재 추가 확보 총력전조선업 불황에 철강-조선 분위기 변화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주 포스코센터를 찾아 해당 부서에 추가 물량을 요청했으며 이번주에도 재차 포스코 측을 방문해 관계자를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은 포스코로부터 연간 30만톤 정도의 후판을 공급받고 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으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 건조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중공업이 물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기 지연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한달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설계가 갑작스럽게 변경될 경우 자재의 추가 소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조선소로서는 후판을 충분히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선주사가 원하는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조선소에 오는 타격은 크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에도 해양플랜트의 인도 연기와 납기 지연 등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발주처에서 납기 지연을 빌미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추가 손실의 발생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자재 조달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요청을 받은 포스코 역시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생산라인이 이미 풀가동 중이라 추가로 제품을 생산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는 삼성중공업 외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을 비롯한 조선업계 전반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연간 후판 생산량은 500만톤이었다. 특히 올해는 일부 업체에서 주문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조선업 불황이 깊어지면서 조선업과 철강업계 사이의 ‘갑을’ 관계가 또 한 차례 역전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과거 철강재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물량 확보가 최대 과제였지만 몇 년전부터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비즈니스에서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가 됐다.
철강업계의 후판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됐음에도 조선업계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제품이 대거 밀려들어오면서 빚어진 공급과잉 현상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조선업계는 원가와 품질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한편 중국·일본과의 철강재 수입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이 같은 상황은 다시 뒤바뀌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상승했지만 품질은 개선되지 않자 조선업계 내에서도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게 낫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제시간에 건조해야 하는 만큼 자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최근에는 모든 비용을 감안했을 때 중국산보다 국산 제품이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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