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취업자 400만명 시대···2013년 이후 130만명 늘어20대 취업자는 350~370만 명대···청년실업률만 사상 최고치고령층 경제활동 증가에도 노인빈곤율 OECD 최저 수준핵심 못 짚은 정부의 청년·고령층 대책은 헛발질만
최근 우리경제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노인빈곤율은 해소되지 않는 모순에 빠졌다 청년들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률이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고령층-청년층’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국가는 찾기 힘들다. 이는 정부의 노인빈곤 해소대책, 양극화, 청년 일자리 대책이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일자리 없는 청년···일터에 나가야만 하는 노인
13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총 405만1000명이다. 전달에는 400만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3년 1월 270만9000명이었던 취업자는 반년 만에 349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380만명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 5월 400만명이 됐다. 6월 현재 고용률은 41.1%, 실업률은 2%다.
반면, 20대 취업자 수는 350~370만명이라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월 기준으로 2010년 5월 382만1000명을 기록한 이후 올해 4월까지 6년 동안 380만명을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만 급등했다.
2013년 1월 7.3%였던 20대 실업률은 올해 6월 10.3%를 기록, 동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은 2월부터 5개월 연속 동월 기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는 늘지 않고 있지만, 고령층의 경제활동인구 편입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2014년 7월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20대를 처음으로 추월한 이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도 노인빈곤율이 높고, 청년실업률마저 증가하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청년실업률은 독일(7.1%), 일본(5%) 등보다 높고, 미국(10.8%)과 비슷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새 청년실업률이 급등했고, 10%대에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깊다. 또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7.2%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25%에 달해 큰 사회문제로 번진 프랑스는 노인빈곤율이 5.4%에 불과하다. 청년의 절반 가까이가 실업자인 스페인(44.7%)은 노인빈곤율이 20.6%에서 12.5%로 오히려 줄었다.
◇ 핵심 못 짚은 정부 대책은 헛발질만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질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은 나이가 들어도 은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75세 이상 고용률은 가장 높다. 그러나 일자리도 전문직 등은 극히 일부고 경비업무 등 박봉인 임시직이 대부분이다. 연금을 붓기에는 너무 늦었다.
정부 대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노인빈곤율을 30%까지 낮추기로 하고 1인1국민연금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고령층의 핵심자산인 부동산(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하는 주택연금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연금’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심지어 복지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 통계기준을 바꾸는 연구를 산하 기관에 용역을 맡기기도 했다.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모두 재탕·짜깁기 조치로 메워졌다. 현정부 들어 청년층 일자리 대책은 6번 나왔다. 6300개 청년일자리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청년희망펀트는 현재까지 1360억원이 넘게 모였지만 취업에 성공한 사례는 100여건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본적인 대책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보고서를 통해 “고령자 고용 관련 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와 고령자의 생활·일 양립 등을 위한 정책배려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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