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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법대로 살면 손해”···만연된 범법

[부패공화국]국민 절반 “법대로 살면 손해”···만연된 범법

등록 2016.07.18 15:26

수정 2016.07.18 15:44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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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범죄행위해도 처벌 안받거나 감면 고교생 55% “10억에 1년 감옥생활 가능”법원·검찰 대국민 신뢰도 10년만에 반토막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직 검사장이 주식 특혜 매입 혐의로 구속되고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누구보다도 앞서서 법을 준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이들의 비리가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국민여론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사회 전반에까지 확산 재생산돼 편법에 대한 유혹과 준법에 대한 회의가 팽배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범법과 편법이 준법을 몰아내는 분위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뚜렷하게 감지된다. 올초 한국법제연구원이 실시한 ‘2015 국민법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준법 정신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0%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대답해 ‘잘 지켜진다(49.5%)’고 대답한 이들보다 많았다.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보니까42.5%’를 가장 많이 꼽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서(18.9%)’, ‘법을 지키는 것이 번거롭고 불편해서(11.2%)’, ‘법을 잘 몰라서(7.2%)’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국법제연구원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계층이 범죄행위를 하고도 처벌받지 않거나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처벌을 받는 등의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원과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도는 10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지난 2004년 조사와 비교해 법원은 56.4%에서 24.2%로, 검찰은 43.3%에서 16.6%로 신뢰도가 급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1.6%와 41.6%는 각각 법원과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은 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더 심한 처벌을 받는다’는 질문에 응답자 중 80% 가량이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법 의식에 대한 회의감은 10대 청소년들에게서도 두드러진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분부 윤리연구센터가 지난해 말 전국 초중고교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정직지수’를 조사한 결과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답했다. 이는 중학생에서 39%, 초등학생에게서도 17%의 비율로 나타났다.

또한 초중고교생의 19%, 30%, 45%는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기성세대를 통해 법보다 돈이나 권력이 생활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점을 은연 중에 학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사법기관이 양형기준을 높이고 전관예우를 근절하는 등 자구적 노력을 통해 준법 인식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보일 필요가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 자체에 대한 불신 풍조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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