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범죄행위해도 처벌 안받거나 감면 고교생 55% “10억에 1년 감옥생활 가능”법원·검찰 대국민 신뢰도 10년만에 반토막
범법과 편법이 준법을 몰아내는 분위기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뚜렷하게 감지된다. 올초 한국법제연구원이 실시한 ‘2015 국민법의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준법 정신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0%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대답해 ‘잘 지켜진다(49.5%)’고 대답한 이들보다 많았다.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보니까42.5%’를 가장 많이 꼽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서(18.9%)’, ‘법을 지키는 것이 번거롭고 불편해서(11.2%)’, ‘법을 잘 몰라서(7.2%)’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국법제연구원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계층이 범죄행위를 하고도 처벌받지 않거나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처벌을 받는 등의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말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원과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도는 10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지난 2004년 조사와 비교해 법원은 56.4%에서 24.2%로, 검찰은 43.3%에서 16.6%로 신뢰도가 급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1.6%와 41.6%는 각각 법원과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은 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더 심한 처벌을 받는다’는 질문에 응답자 중 80% 가량이 동의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법 의식에 대한 회의감은 10대 청소년들에게서도 두드러진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분부 윤리연구센터가 지난해 말 전국 초중고교생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정직지수’를 조사한 결과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답했다. 이는 중학생에서 39%, 초등학생에게서도 17%의 비율로 나타났다.
또한 초중고교생의 19%, 30%, 45%는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기성세대를 통해 법보다 돈이나 권력이 생활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점을 은연 중에 학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사법기관이 양형기준을 높이고 전관예우를 근절하는 등 자구적 노력을 통해 준법 인식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보일 필요가 있다”며 “법을 집행하는 주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 자체에 대한 불신 풍조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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