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측 대우건설 사외이사 회유 성공설(說)산은 자신감인가···8일 이사회 밀어붙이기매각이슈 CEO우세···노조·여론등 난관많아
5일 건설·부동산업계와 대우건설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위원회를 개최해 차기 사장 최종 후보 등 사장 인선 문제를 논의한다. 무엇보다 이날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오는 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달 20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더 숙고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근까지 산은측 사추위원(전영삼 산은 부행장, 오진교 사모펀드실장)이 대우건설 사외이사 사추위원(권순직 전 동아일보 주필, 박간 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 지홍기 전 영남대 교수)을 수차례 비공개적으로 접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창민 후보자를 최종 사장 후보로 올리기 위해 산은측이 대우건설 사외이사(사추위원)를 상대로 집요한 회유와 설득에 나섰다는 얘기가 대우건설 안팎에서 나온다. 이 과정에서 급기야 낙하산 논란 특정 후보 반대를 외치던 대우건설 사외이사 중 한명이 산은측 회유로 인해 박 후보 반대에서 지지로 돌아섰다는 의혹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가 산은측 인사 2명,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나, 과반수 이상으로 의결을 하는 기구가 아닌 만큼 일부 지지의사가 대세를 결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박창민 후보 반대에서 지지로 돌아섰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대우건설 사추위원의 경우 사외이사까지 겸직하고 있어 오는 8일 이사회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 이번에 박창민 후보자를 밀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산은측이 또다시 호기롭게 사추위와 이사회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표 대결이나 이사들 지지현황상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에 찬 행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박창민 후보자는 내년 매각 이슈(2017년 10월)와도 관련이 적지 않다. 업계에선 산은이나 정부, 정치권에서 내년 대우건설 매각과 연관되거나 매각 추진을 용이하게 할 인물을 수장 자리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도 내부 공채 정통 대우건설맨보다는 외부출신의 CEO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낙하산설에 내정설까지 나오고 있는 박창민 후보자의 경우 국내 주택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주택협회장을 2013년부터 지난 3월까지 3년간 수행한 바 있다. 그를 대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가 수장(首長)자리에 오르면 사실상 최초의 대우건설 외부출신 CEO라는 타이틀도 거머쥔다.
하지만 아직 난관이 많다. 대우건설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 노조는 그가 국내 주택전문가이지 해외건설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해외건설 비중을 보면 매출의 30~5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전문가인 박창민 후보자가 능력을 펼치기 어렵다는 논리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올 상반기 신규 수주액 총 4조6191억원 가운데 해외수주책은 5187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디벨롭 건설사로 도약하려는 대우건설로선 신규 해외 수주 난제를 해결해야하는 CEO가 절실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는 산은이 이번에도 원칙없이 밀실인사에 낙하산 논란까지 맞고 있어 또다시 낙하산 논란 특정 후보를 사장으로 올릴 경우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사장 선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면서 성명서를 내는 등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측이 2주간 대우건설 사외이사에 대해 강한 설득과 회유에 나선 것으로 안다. 낙하산 인사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훼손할 여지가 크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잣대와 절차로 다시 사장 인선에 나서는 게 순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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