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입지로 면세점 입찰 참여현대산업개발의 HDC신라는 참여 검토 중코엑스 인근 아이파크타워 입지 선정 시 양사 진검승부
이미 두 기업은 지난해 한 차례 서울 시내 면세점 티켓을 두고 대결을 펼쳤다. 특히 올해는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면세점 부지를 내세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진검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올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도전하며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확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7월 진행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에 도전한 바 있으나 경쟁사들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과 경쟁을 벌였던 기업들 대부분은 올해도 신규 특허에 도전할 전망이다. 특히 그 당시 유력한 신규 사업자 후보로 꼽혔으며, 실제로 특허를 획득한 HDC신라면세점이 올해도 신규 특허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현대백화점그룹과 함께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부동산 개발업체 현대산업개발이 호텔신라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이다.
지난해 면세점 유치전 당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5촌 조카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대신 호텔신라를 파트너로 택하면서 재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정지선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정몽규 회장과 정지선 회장은 5촌 지간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이번 사업자 선정 참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으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추가된 특허가 사실상 서울 시내에서의 마지막 특허라는 점을 고려하면 HDC신라면세점의 참전이 유력하다. 이 경우 올해도 정지선 회장은 당숙인 정몽규 회장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특히 HDC신라면세점은 코엑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현대산업개발의 현대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후보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아이파크타워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거리는 도보로 불과 10여분에 불과하다. HDC신라면세점이 현대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선정하게 된다면 정몽규 회장과 정지선 회장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하다.
강남권은 이번 면세점 유치전에서 사업자를 배출할 가장 유력한 입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강남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며 면세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권을 상실하면서 이 일대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현대아이파크타워는 지나치게 가깝기 때문에 현대백화점그룹과 HDC신라면세점이 모두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지난해처럼 다른 여러 경쟁자들과 함께 경쟁하는 것을 넘어, 두 회사간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셈이다.
앞서 지난 4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추가가 발표될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 사업 진출을 총괄하고 있는 이동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국내 유일의 MICE 관광특구인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인근 한전부지에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건립되고,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도 대규모 전시 및 컨벤션 시설로 변모해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 거점으로 개발된다”며 무역센터점의 강점에 대해 강조했다.
이 입지의 강점은 현대백화점그룹과 HDC신라면세점 모두에게 동일하기 때문에 양사의 보세화물 관리 능력, 브랜드 유치, 재무건전성 등 다양한 지표와 새로운 전략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유통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있으며 현대백화점을 통해 바잉파워를 구축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이번 면세점 특허가 서울 시내의 마지막 특허일 가능성을 감안할 때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에게 기회가 갈 수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노하우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명품 유치 능력이 강점으로 꼽히며, 이미 신규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 등 면세점 업력에서 현대백화점그룹에 앞선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문을 연 신규 면세점들이 시장 포화와 각종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노하우를 가진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줘야 국내 면세점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울 전망이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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