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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 트렌드 바꾼 ‘스타벅스·코스트코’

[글로벌 브랜드의 역습①]한국 소비 트렌드 바꾼 ‘스타벅스·코스트코’

등록 2016.09.27 07:00

수정 2016.09.27 07:07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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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소비 인식 바꿔놓은 ‘스타벅스’‘대용량·박리다매’로 새 쇼핑문화 만든 ‘코스트코’

국내에 상륙한 글로벌 브랜드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소비 트렌드를 바꿔 놨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에서 그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7년 전 서울 신촌에 첫번째 매장을 오픈한 스타벅스는 한국 커피시장에 그야말로 혁명을 가져왔다. 커피문화는 물론 소비 트렌드까지 바꿔놨다. 지금 교차로 길건너에 서너개씩 자리잡은 원두커피 프랜차이즈의 원조가 스타벅스다. 식사 후 300원짜리 믹스커피로 자리를 마무리하던 소비자들은 이제 한잔에 4000~5000원에 달하는 커피값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코스트코도 창고형 할인매장이라는 콘셉트로 유통채널의 새 문을 열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을 가격과 상품의 경쟁력으로 극복했다. 저가상품 정책의 이케아 역시 창고형 매장으로 한국시장에 상륙한지 1년만에 업계 판도를 바꾸며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형성했다.

올림픽이 개최됐던 1988년 맥도날드는 한국에 첫 매장을 열며 ‘패스트푸드의 생활화’를 가져왔으며 최근 한국시장에 입성한 ‘쉑쉑버거’는 수제버거 열풍과 함께 햄버거 시장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유니클로’ 역시 의류시장에 SPA라는 빠른소비 트렌드를 정착시키며 패션 지형도를 바꿔놨다.

스타벅스코리아스타벅스코리아

◇커피 소비 인식 바꿔놓은 ‘스타벅스’
국내 커피시장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와 캔커피 등 인스턴트커피가 주도했다. 그러다가 지난 1999년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하고 원두커피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에서 여대생들이 한 손에 들고 나온 테이크 아웃 커피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전국적으로 커피전문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2000년 이후부터는 커피빈, 탐앤탐스, 카페베네 등 전문커피 매장이 도심의 주요거리를 채워나갔다. 원두커피 열풍은 ‘식사후 한손엔 커피한잔’이라는 소비 트렌드를 가져올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다. 평균 한끼 식사값에 버금가는 비싼 가격이지만 소비자들은 4000원~5000원 언저리의 커피값을 더이상 아까워 하지 않는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커피프랜차이즈 시장에 수많은 토종브랜드들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영역을 확장하는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점포확장 부작용으로 수익성 벽에 부딪힌 이들은 하나둘씩 폐점 수순을 밝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적으로 매장 입지를 정할 때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한다. 축을 중심으로 바큇살이 뻗은 자전거 바퀴 모양에서 유래한 용어인 허브 앤드 스포크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전략이다. 이 전략으로 스타벅스는 무서운 속도로 점포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2013년 이후부터는 매년 100개 이상씩 매장을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은 2013년 121개, 2014년 142개에 이어 작년에는 110개가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신규매장 30여개를 개설해 전국에 총 89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매장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직영점 운영 체제로 가맹사업법의 저촉을 받지 않는 데 있다. 가맹사업법 상 현재 커피전문점의 경우 반경 500m 내에는 신규 매장을 개설할 수 없다.

스타벅스는 이같이 꾸준히 점포를 확장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폐점이 잇따르며 부침을 겪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점포 확장과 함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연간 매출 ‘1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30%의 매출 성장률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1조원의 매출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 매출 4588억 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29.5%, 영업이익은 84.7% 늘었다. 지난해는 매출 7739억원, 영업이익 471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3년 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나 증가했다.

브랜드 인지도 또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스타벅스·엔제리너스·카페베네·이디야·투썸플레이스·할리스·탐앤탐스·커피빈·파스쿠찌·드롭탑·빽다방 등 국내 커피전문점 11개 브랜드에 대한 빅데이터 평가 802만3418개를 분석한 결과 스타벅스가 브랜드 평판지수 1위를 차지했다

사진=코스트코 홈페이지사진=코스트코 홈페이지

◇‘대용량·박리다매’로 새 쇼핑문화 만든 ‘코스트코’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 온라인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수 년간 역신장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창고형 할인매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온라인 이용소비 증가로 성장정체기에 직면한 반면, 창고형 할인매장은‘대용량’과‘박리다매’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의 발길을 이끈다.

이 중심엔 코스트코가 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점포들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창고형 할인매장의 매력은 더욱 부각됐다. 불황에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더 저렴하고, 그곳에 가야만 살 수 있는 상품’ 을 구입하기 위해 동네 대형마트보다 훨씬 멀고 불편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도 그곳으로 쇼핑을 떠난다. 회원제 운영 방침으로 일정금액의 연회비까지 내야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오히려 주말에 가족과 함께 필요한 생활용품·식료품 구입을 위해 쇼핑하는 코스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게 됐다.

코스트코는 지난 1998년 한국에 창고형 할인매장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들여와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현재 12호점까지 점포를 늘려 운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엔 13번째 점포인 세종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유통 공룡 까르푸와 월마트가 지난 2006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철수한 상태에서 코스트코는 외국계 자본 유통업체로서는 유일하게 남아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 2014년 롯데 빅마켓, 2015년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토종브랜드가 차례로 들어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최근 창고형 할인매장은 물건 구입 목적만을 위한 쇼핑공간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매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2년 2조9000억원이었던 국내 창고형 할인매장 매출 규모가 지난해엔 4조4630억원으로 53% 늘었다. 그동안 이 시장은 글로벌브랜드 코스트코가 독식해왔지만 트레이더스 빅마트 등이 가세하면서 몸집이 커졌다.

창고형 할인매장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일반 할인점보다 10%~15% 정도 싼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물품을 창고 형태의 매장에 박스 그대로 진열해 인테리어 비용을 줄이고, 묶음 판매로 가격을 낮췄다. 매장 관리 직원도 소수만 배치해 인건비를 절약한 것도 경쟁력의 한 요인이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통상 4만~6만 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창고형 할인매장의 취급 제품 수는 3000~4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대형마트에선 찾기 힘든 해외 유명 상품을 직·병행수입해 가격을 낮춘 것도 창고형 할인매장의 주요 경쟁력이다. 해외 경험이 많은 20~30대에 친숙한 가공식품·의류·생활용품과 같은 수입 상품을 배치하면서 젊은 소비자에게 알짜 유통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트레이더스는 후발주자로 뒤늦게 이 시장에 입성했지만 빠르게 성장 중이다. 코스트코의 유료 회원제 전략과는 반대로 비회원제로 운영하며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신선식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코스트코의 경우 3만원 정도의 연회비를 내야하는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빅마켓도 개인 회원에게 연 3만5000원의 연회비를 받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삼성카드와 현금만 받는 코스트코나, 롯데·신한·KB국민카드와 현금 결제만 가능한 빅마켓과 달리 결재 수단의 문턱을 없앴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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