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 흥행에 수제버거 시장 활성화 소비자 향수 자극해 마케팅 효과 톡톡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변해 국내 시장, ‘불모지’서 ‘기회의 땅’ 될지 주목
그간 해외 외식 브랜드는 국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해외에서 미리 브랜드를 접한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들 업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쉐이크쉑 버거’다. SPC그룹이 지난 7월22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쉐이크쉑’은 소비자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고 2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울 강남대로 신논현역 부근에 위치한 ‘쉐이크쉑 1호점’은 오픈 초반 전국 각지에서 방문자들이 몰리며 유명세를 탔다. 당시 약 2시간까지 기다려야만 매장 안에 들어섰을 있을 정도였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발걸음이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에는 1시간30분, 오후 3~4시경에는 약 40분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SPC그룹 측이 밝힌 쉐이크쉑의 일 평균 판매량은 ‘버거 3000~3500개’로 7월22일부터 9월 중순까지 50일 동안 누적 15만~16만개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대표제품인 ‘쉑버거’ 가격이 69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소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
이에 외부에서는 2개월 넘게 계속된 쉐이크쉑의 고공행진에 주목하며 ‘2호점’이 들어설 위치와 시기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PC그룹 측은 서울 청담동 상권에 새 매장을 준비 준이며 오픈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쉐이크쉑의 흥행 배경에는 ‘파인캐주얼(Fine Casual)’ 추구하는 콘셉트와 ‘입소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급 레스토랑 품질·서비스에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새 매장이 소비자에게 먹혀든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을 통해 정보가 꾸준히 공유되면서 쉐이크쉑을 잘 모르던 사람들의 관심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쉐이크쉑의 상승세는 동종업계를 비롯한 외식 시장 전반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경쟁 업체들은 쉐이크쉑의 론칭과 함께 수제버거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롯데리아의 경우 올 7월1일 론칭한 ‘아제버거’가 9월 중순까지 누적 판매량 390만개를 돌파했으며 이달말에는 400만개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다. 맥도날드 역시 지난해 8월 ‘시그니처버거 매장’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래 현재 49개까지 매장수를 늘렸으며 판매도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쉐이크쉑은 국내 소비자에게 해외 외식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음으로써 신규 브랜드에게 성장 기회를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시장은 해외 브랜드의 불모지로 꼽힌다. 한때 큰 인기를 누리던 ‘마르쉐’와 ‘베니건스’ 등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이 몇 년 사이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물론 아웃백과 TGI프라이데이스도 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 모스버거도 장기간 국내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들 브랜드가 실패한 요인은 민감한 소비 트렌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한편 음식의 맛이나 가격 등 부분에서 국내 소비자 정서와 거리를 좁히지 못했던 것이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여행과 유학 등으로 외국 문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현지 브랜드들이 향수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는 중국식 샤브샤브점 ‘하이디라오(海底撈)’와 대만의 만두 전문점 ‘딘타이펑(鼎泰豊)’, 멕시칸 레스토랑 ‘온더보더’ 등이 매장을 지속 확장하고 있으며 디저트 시장에서는 프랑스 브랜드 ‘라뒤레’가 서울 강남에 카페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쉐이크쉑의 인기와 맞물려 해외 외식 브랜드가 국내에서 또 다시 각광을 받는 모습”이라며 “이들 업체가 국내 시장에 안착함으로써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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