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에 “미국 공장 지어라” 압박기아차 지난해 준공한 멕시코 공장보호무역 확산에 활용도 줄어들 듯현대차 내부서 美 2공장 건설 논의자동차 이어 가전업체들 불똥 튀나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인 토요타에 멕시코 대신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토요타가 미국에 판매할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멕시코에 건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세우든지 아니면 비싼 국경세를 지불하라”고 밝혔다.
토요타는 지난 2014년에 미국에서 판매할 코롤라 생산을 위해 멕시코에 신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 11월 기공식까지 마친 상태다.
앞서 토요타는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도 멕시코 공장 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공개적인 압박에 나서자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해 소비자와 자동차산업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후보자 시절부터 미국 제조업을 살려 고용을 늘리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특히 자동차 업체들의 멕시코 공장 건설에 반대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업체인 GM의 해외 공장 건설에 제동이 걸렸고 포드는 이미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 백지화를 결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외국 기업인 토요타까지 압박하고 나서면서 비슷한 처지에 내몰린 한국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로써는 현대기아차의 고민이 가장 큰 상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전년 138만7528대 대비 2.5% 성장한 총 142만2603대를 팔았다. 사상 처음으로 140만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보면 현대차는 77만5005대를 팔아 전년 76만1710대 대비 1.8% 늘었고, 기아차는 64만7598대를 팔아 전년 62만5818대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는 7년 연속 미국 시장 판매량이 신장하면서 미국 2공장 건설론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의 현지 생산 비중은 현대차 70%, 기아차 36% 수준이다.
지난 2005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생산능력이 37만대 규모다. 이미 공장을 최대한으로 가동해도 미국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일부 물량을 생산하기도 한다. 지난 2009년부터 가동된 조지아공장의 생산능력은 31만대 규모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을 겨냥해 4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준공했다.
멕시코 공장이 계획대로 활용된다면 현대차가 조지아 공장을 통한 위탁생산을 확대할 수 있겠지만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오히려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결국 현대차는 내부에서도 미국에서 제2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논의가 심도 깊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제2공장을 지으면 새로운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특히 미국 SUV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공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국내 자동차 기업을 넘어 가전업체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미국 내 가전공장 건설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CES 2017’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생산 기지를 어디에 두느냐, 특히 미국에 공장을 세우느냐의 문제는 오래 된 고민”이라면서 “올해 상반기 중에는 공장 설립에 대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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