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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올해 산업기상도 ‘흐림’···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대한상의 “올해 산업기상도 ‘흐림’···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등록 2017.01.31 17:38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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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전만 ‘맑음’···4차 산업혁명 수혜 기대 건설·정유·유화 ‘구름조금’···철강·섬유 ‘구름’조선·자동차 국내외 악재에 ‘비 또는 눈’“산업계 노력만으로 극복 어려워···국민 관심 필요”

2017년 산업기상도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2017년 산업기상도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 한해 국내 산업기상도가 흐릴 것으로 관측됐다. 대선을 비롯한 국내정치의 향배, 하방압박에 직면한 중국경기, 미국금리 인상과 후폭풍,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3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산업만 ‘맑음’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상의는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3개 업종은 ‘구름조금’, 철강, 섬유‧의류 등 2개 업종은 ‘흐림’, 조선, 자동차 등 2개 업종은 ‘눈 또는 비’로 예보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매우 좋음)-구름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나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는 ‘IT·가전’,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 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 ‘정유·유화’는 중국시장의 자급확대, ‘건설’은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1단계 악화됐다.

특히 올해 가장 쾌청한 업종은 ‘IT·가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으로 적용범위가 확대되는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지면서 시장규모도 지난해 773억 달러에서 올해 853억 달러로 1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화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OLED로 교체될 것이라는 점, 9월말 ‘단통법’상 보조금 상한제가 종료되면 고급형 스마트폰 구매수요가 늘어날 것인 점도 긍정요인으로 꼽힌다.

건설산업은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지난해 11월의 부동산 안정화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건설경기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기존 수주계약 이행 등으로 주택건설투자 감소세가 제한적이라는 점, 유가상승으로 중동 산유국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건설경기는 구름 속 햇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유화 업종도 ‘구름조금’으로 관측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중국 환경기준 강화로 인한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은 중국 성장둔화에도 경쟁국 생산시설 가동중단·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나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산업은 해외 인프라투자 확대와 맞물려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신흥국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 도래,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산 기계제품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쳐 ‘구름’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과잉공급의 진원지이자 세계 철강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경기회복세가 약해 철강경기 불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섬유·의류도 ‘구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저가 물량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확대로 단가하락, 생산감소가 예상된다. 베트남 수출도‘TPP 무산 가능성’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강세, 원화약세가 두드러지면 수출경쟁력이 나아질 것이란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조선은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으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자동차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심리경기가 바닥인데다가 대외상황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 매우 위협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이 글로벌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산업을 위해 관심 갖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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