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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주, 호실적보다 무서운 사드 후폭풍

화장품주, 호실적보다 무서운 사드 후폭풍

등록 2017.02.07 18:08

수정 2017.02.08 08:14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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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 화장품 기업 제재 조치 심화사드배치 결정 후 7개월새 주가 대거 하락시가총액 아모레퍼시픽 8조, LG 4조 증발

화장품업체들이 잇따라 긍정적인 실적을 내놨으나 주가는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없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불거진 중국과의 갈등이 점차 심화하면서 '경제 보복’이 장기화 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매출을 견인해온 중국이 최근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면서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점차 얼어붙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 중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제품 68개 중 19개가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불합격 화장품은 이아소 등의 에센스, 클렌징 등 여러 품목들이 포함됐으며 사유로는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합격 증서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질검총국은 지난해 11월에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무더기 수입 불허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오른 28개 화장품 중 19개 제품이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이미 중국은 품질 안전성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화장품 관리 규정을 까다롭게 바꾼데다 위생허가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다. 기존에 일반 화장품으로 분류됐던 화장품 중 일부가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분류되면서 위생허가 절차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사드 배치가 결정된지 7개월 여가 흐른 현재까지 한국 화장품 기업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가 이어지면서 화장품 주가는 큰폭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호실적이라는 주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화장품 주가들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주가가 7일 종가 기준 29만3000원으로 전날보다 소폭 상승 마감했으나 좀처럼 30만원선을 완전히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사드 배치가 결정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7일 52주 최고가인 44만3000원까지 기록했으나 지난달 11일에는 최저가인 29만1400원까지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30만원 밑까지 떨어진 것은 2015년 3월13일 이후 1년 11개월만의 일이다.

아모레퍼시픽의 7일 종가는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후 정확히 7개월만에 33.9%나 하락한 수치다. 그 사이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8조원이나 증발했다. 지난해 6월말 25조2249억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이날 17억1283억원까지 감소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같은 기간 4위에서 15위까지 밀려났다.

아모레G의 주가 역시 이날 종가 12만2000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올해 들어 13만원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해 5월 18만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던 아모레G의 주가는 지난 3일 11만6000원까지 무너졌다. 시가총액 역시 지난해 6월 13조3650억원(19위)에서 현재 10조599억원(28위)까지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의 주가도 사드 배치 직전인 지난해 7월 8일 119만90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87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6월 17조4455억원(15위)에서 13조6347억원(20위)까지 줄어들었다.

다른 화장품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에이블씨엔씨는 3만3000원에서 1만8750원(-43.2%)으로, 토니모리는 3만4800원에서 2만800원(-40.2%)으로, 잇츠스킨 8만3100원에서 3만8200원(-54.0%)으로 크게 하락했다.

화장품 OEM·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7월 1일 16만7700원이었던 코스맥스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2만4500원까지, 한국콜마는 10만1500원에서 6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든 것을 사드 배치 보복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도 중요하지만 화장품을 비롯한 내수 시장 확대와 자국산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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