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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부담 확 덜어낸 산은, 대우건설 매각 끝장내나

정치권 부담 확 덜어낸 산은, 대우건설 매각 끝장내나

등록 2017.02.15 07:00

수정 2017.02.15 16:06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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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자회사 매각 원칙·명분 여전제 2의 대우조선 절대불가론도 한몫탄핵정국으로 눈치봐야할 실세도 없어주가도 쑥쑥···덩치 커 새 주인 찾기 부담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

대우건설이 올해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7700여억원에 이르는 사실상 의도적인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 효과로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영업익 ‘1조 클럽’ 가입까지 예상되는 등 실적 여건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대해 제2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게하지 않겠다고 강행의지를 밝힌다면 명분상 제동을 걸수 있는 정부부처나 공기관도 거의 없다. 최근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눈치를 봐야하는 청와대나 정치권 실세 등 윗선도 거의 남아있지 않아 헐값 매각 논란까지 감안하더라도 올해 매각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 갖춰져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다. 펀드의 만기가 오는 10월 만료돼 그 이전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대우건설이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거절’을 받으면서 매각 작업을 중단됐다. 앞서 산은은 비금융자회사인 대우건설에 대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낮은 주가(5000~6000원대)탓에 헐값매각 우려로 번번히 실패한 바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매각을 위한 적정주가로 최근 1만3000원대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확 달라지고 있다. 올해 매각 성사 여부를 떠나 매각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 확실히 갖춰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산은의 정치적 부담 최소화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산은의 휘하에 있다보니 청와대는 물론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위, 금용감독원 등은 물론 힘있는 정치권 실세들까지 입김이 작용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렸다. 실제 지난해 수장(首長)자리에 오른 박창민 사장도 정치권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만큼 정치색이 많이 물들여진 대우건설이라 매각작업도 순탄치 않으리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던 것.

그러나 최근 대통령 탄핵정국이 되레 이런 부담감에서 산은을 벗어나게 해줬다는 평가가 많다. 정치권이나 정부부처로부터 이른바 오더를 받거나, 최소한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 소신껏 일처리(매각)를 할 수 있는 컨디션이 갖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때마침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이라는 메가톤급 이슈가 터지면서 대우건설이 똑같은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명분도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산은이 비금융 자회사 매각이라는 원칙과 명분을 앞세워 매각을 밀어붙인다면 이를 말릴만한 부처나 기관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자칫 배가 산으로 간다거나 힘으로 앞을 막아설 상대가 최소한 매각 이전에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이 걱정하는 주가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지난 9일 의도적인 빅배스 이전 5000원대 초반대에 머물던 주가가 14일 종가 기준 6130원까지 탄력을 받고 있다. 앞으로 장밋빛 실적전망도 매각 컨디션 여건에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1분기 영업익 1700억원, 2분기 3000억원 등으로 상반기에만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렇듯 실적개선이 이뤄지면 최근 탄력을 받은 주가가 더 힘을 받아 1만원대까지 점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산은측의 요구대로 1만3000원대까지 오른다면 매각가가 3조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래도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날수 있느냐다. 국내에선 부영, 호반건설, SK 등 건설과 연관된 기업체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건설 사관학교라 불리는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컨트롤할만한 국내기업이 사실상 그리 많지 않다. 국부펀드 등 국외라면 헐값 논란에 국부유출이나 먹퇴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회계투명성이 오르고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는 등 이래저래 여건이 갖춰지고 있지만, 매각성공까지는 더 지켜봐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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