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여행상품 판매금지 지침 본격 전망면세점 피해 가장 커 他업체도 불안감 확산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 등을 금지키로 한 15일 이후 본격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주요 여행사에게 한국행 여행 상품에 대한 온·오프라인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는 지침을 하달한 데 따른 것이다.
단체 관광상품 뿐 아니라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판매 역시 금지해 사실상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은 어렵게 됐다. 이 경우 중국 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와 백화점, 명동 소상공인 등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작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1720만명 중에서 804만명이 중국인이었다. 이번 중국 당국의 제재는 업계마다 매출 악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는 업계는 단연 면세점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수익의 80%를 중국 관광객에 의존했을 만큼 중국 관광객의 비중은 압도적인 상태다. 이미 그 수요에 맞게 사업이 이뤄진 만큼 단기간의 전환은 어려워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면세점 한 관계자는 “매출 하락을 각오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대응책이 있다 한들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품목인 화장품을 취급하는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비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수치 상으로(매출 타격이) 아직 나타나지 않으니 대응을 할 수 없고, 가만히 손 놓고 있자니 혹시 모를 후폭풍이 염려된다”라고 전했다.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대다수를 이뤘던 명동의 상인들 역시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미 일부 상인들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권 관광객들에게 눈을 돌리며 ‘살길 찾기’에 나섰다. 명동 관광객의 가장 많은 비중을 중국인이, 그보다 더 적게는 동남아인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한 결과다. 태국어 광고판을 전면에 거는 가 하면 그 외 동남아권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채용하면서 ‘새로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텔업계의 경우 또한 동남아권 관광객 맞이를 위해 일정부분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을 상황을 대비, 타깃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난관을 타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로 수요층을 확대하는 데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라며 “다만 아직 중국인 관광객 수가 확실히 감소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후 상황을 보아가며 대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행업계는 주력 부문에 따라 반응이 갈렸다. 아웃바운드(해외로 출국하는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에 의존하는 여행업체는 상대적으로 차분했으나 인바운드(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여행업을 하는 업체에는 여행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있긴 하지만 심증만 있는 데다가 중국을 자극할시 더 사태가 확대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돼 있다”며 “다음엔 ‘우리 차례가 아니냐’ 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고 업계 동향에 대해 귀띔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금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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