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형마트, 韓상품 판매 거부 확산 롯데 브랜드에 일부 수출 상품까지현지 납품하는 중소업체에 피해 집중‘반한 기류’ 편승한 ‘꼼수’라는 지적도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국방부의 사드 부지 교환 계약 체결일인 지난달 28일을 전후해 중국 현지에서 대형마트의 한국 제품 판매 거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대만계 대형마트 따룬파(大潤發, RT마트)가 최근 롯데 제품을 판매대에서 철수하고 나선 데 이어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도 한국산 제품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콩계 유통업체 화룬완쟈(華潤萬家)도 온라인 상점에서 롯데 제품 검색을 누락시키면서 행보에 동참했다.
현재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매장 직원이 판매대에서 롯데 등의 제품을 정리하는 사진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롯데 브랜드 외에 국내 중소기업을 통해 소량으로 수출되는 일부 품목까지 판매 거부 대상에 올렸다는 점이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직접 공급하지 않는 이상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제품 대부분은 중소상인이 국내에서 물건을 떼어다 매장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이뤄진다. 일단 판매가 중단되면 제조사가 아닌 수출업체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구조다. 반면 수량이 많지는 않은 만큼 판매를 멈추더라도 중국 유통업체에 오는 타격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유통업체가 ‘보여주기식’ 마케팅으로 소비자 유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업체들이 영업에 큰 지장이 없는 품목만을 타깃으로 삼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현지인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오리온이나 농심 제품의 경우에는 아직 뚜렷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수년간의 현지화 작업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거부감이 없는데다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과 농심은 1990년대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래 꾸준한 시설 투자를 진행하며 입지를 굳혀왔다. 지금은 중국인 사이에서 이들 업체가 해외 기업임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오리온은 중국 제과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으며 매년 실적이 상승해 지난해에는 현지법인에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농심도 신라면 등 제품이 꾸준히 판매되면서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오리온은 중국법인 4곳에서 6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농심도 현지의 4개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 중이다.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중국 유통업체가 오리온과 농심의 영향력을 고려해 소규모 한국 업체에게만 부당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킨다면 자신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오는 것은 물론 이들 기업에서 근무하는 중국인에게 불이익을 안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유통업계까지 ‘사드 보복’에 동참하면서 애꿎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면서 “더 이상 손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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