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소비 호조에 경제성장률 깜작 상승 고용절벽은 여전···생산·투자도 주춤“소비·투자 직접 연결되는 정책 필요”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17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1% 성장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상승한 것은 건설투자, 지식생산물투자, 수출 등이 좋은 실적을 낸 결과다. 지난해 4분기 -1.2%를 기록했던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로 뛰었고 반도체 시장은 호황을 맞아 기계, 장비 등의 수출이 늘었다.
산업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늘어난 450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고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2.7%)와 의류 등 준내구재 판매가 늘며 지난달보다 0.7% 증가했다. 특히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8.0으로 지난달보다 6.8포인트 개선되면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탔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실업난으로 고용시장은 나홀로 한겨울이다. 청년 실업률은 3달 연속 1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4월 실업자는 11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9000명(9.2%) 늘어나 같은 달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층(15세~29세) 실업자 수는 전체 실업자 절반에 해당하는 5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6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다.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도 부진에 빠졌다.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달보다 1.0% 떨어지면서 15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특히 산업생산은 전달 1.3%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지난달보다 4.0% 감소했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수출의 온기가 내수 회복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소비 증가도 새 정부 출범에 의한 반짝 상승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절벽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생산과 투자마저 꺾이면서 우리 경기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경기가 아직 저점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이를 회복세로 반등시키기 위한 정책적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다. 그런 의미에서 추경과 같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은 적절하다”면서 “저소득층 지원이나 기업투자 유도 등 소비·투자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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