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최저임금·카드수수료·통신비까지정부 일방통행 행보에 곳곳서 기업과 잡음“정부·국회·기업·노동자 함께 지혜 모아야”
하지만 비정규직, 최저임금, 카드수수료, 통신비인하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일방통행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먼저 비정규직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일자리 창출 공약 이행을 위해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상시·지속업무 등은 원칙적으로 정규직만 고용하도록 하는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제’와 비정규직을 과다 고용하는 대기업에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 등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비정규직 해소에 앞서 강화되고 있는 정규직 근로자들이 기득권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강성 노조로 인해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된 상황에서 무조건 고용만 늘리는 것이 대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대기업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동 유연성이 확보가 이뤄지기 전에 비정규직을 무조건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압박하기 보다는 정부와 재계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와 노동계가 매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최저임금 문제도 주목된다. 정부가 현재 647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기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오히려 중소기업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 등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직원보다 더 적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푸념한다.
반면 노동계는 당장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주목된다.
정부가 오는 8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지만 연 매출 2억원 이하의 181만 영세 가맹점은 수수료가 0.8%로 유지돼 변동이 없다.
반면 연 매출 2억~5억원 사이의 가맹점 44만여 곳은 수수료가 절반가량 감소하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이 감소하게 되면 카드 소비자의 혜택도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계 통신비 압박은 이동통신 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정부가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본료 폐지’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통신업계는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최대 7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위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이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신업계가 기본료 폐지로 단말기 보조금 등의 마케팅비를 줄일 경우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에 대한상공회의소가 초청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집권하면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계와 노동계, 일반 시민사회, 이렇게 폭넓게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소통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가 출범 한달을 넘긴 시점에서 기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자 재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만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의견은 밖에서 말하지 말고 본격적으로 가동될 일자리위원회 안에 전달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정부가 기업의 입을 막고 호통을 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5일 공식 논평을 통해 “비정규직문제든 일자리창출문제든 정부와 국회, 기업, 노동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과제”라면서 “기업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말라고 강요한다면 전 정부와 다른 게 무엇이냐”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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