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수주점유율 세계 1위 탈환전년比 2배 증가··· 전세계 발주량 34% 차지수주 늘었지만 업계 구조조정 ‘현재진행형’일각선 “지금보다 수주 더 늘어야” 지적도
시장에서는 이번 성과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불황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수주 잔량 뿐 아니라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수주도 적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회복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적지 않은 만큼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수주 자체가 증가하는 것은 호재지만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국제유가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3일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까지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소들이 수주한 일감은 25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에 달했다. 이는 전세계 발주량에 34%에 해당하는 규모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이 72척을 수주했다. 상반기에만 42억달러를 수주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연간 수주 목표치인 75억달러의 56%를 달성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총 13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선박 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2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뷰유식 원유생산설비(FPU),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해양플랜트 두 척에서만 37억7000만달러의 성과를 올리는 등 금액 기준으로는 48억달러로 국내 빅3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만성적인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대우조선해양 역시 상반기 7척(7억7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구체적인 성과를 거둔 상반기가 됐다는 평가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이 가스선 분야에서 27억달러 규모의 본계약을 앞둔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도 각각 셔틀탱크 및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상대로 계약이 진행될 경우 올해 하반기 빅3 업체에서만 50억달러의 추구 수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수주낭보가 잇따르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된다.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은 역시 국제유가 동향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영향으로 상승세를 타던 유가는 최근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6개월 만에 20%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글로벌 재고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하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유가 하락은 조선업계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시추업체들이 기존 발주 및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된다. 특히 지난 2015년 저유가로 극심한 몸살을 겪었던 조선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수주 성과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또한 부담이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는 데는 약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황 부진으로 대부분 발주업체들이 인도시 대금 대부분을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하면서 이 같은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잇단 수주 소식과 달리 국내 조선소들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지난 1일부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으로 폐쇄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소속 도크가 하반기에만 최대 5곳이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업황 회복 여부는 올 하반기를 지나 내년 상반기에나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수주 흐름이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LNG선 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컨테이너 등으로 선박 종류가 확대되어야만 조선업 부활을 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나아진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가 하락 및 수주 접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수주 성과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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