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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통신비 인하안에 우후죽순 ‘대안’만 난무

[통신비 논란①]‘설익은’ 통신비 인하안에 우후죽순 ‘대안’만 난무

등록 2017.07.13 17:21

수정 2017.07.13 17:25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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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절감 방안 25% 할인율 상향이 유일완전자급·분리공시제 추가 대안으로 거론업계간 이해득실 갈려 도입 여부는 ‘미지수’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을 내놓은지도 3주가 흘렀지만 통신업계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여전히 통신비 인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취임한 유영민 미래부 장관의 국회 청문회장에서는 통신비 인하안에 대한 집중 난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단기간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은 25% 요금할인 뿐인데 이 역시 도입을 두고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절감을 위해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데이터 통신비를 경감할 수 있는 제로레이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도 역시 업계간 이견이 엇갈리고 있어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설익은 통신비 인하안에 우후죽순 대안들만 난무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국정기획위와 미래부가 가계통신비 절감대책을 내놓은 이후 제로레이팅, 완전자급제 도입 등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시민단체와 업계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국정기획위와 미래부가 내놓은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 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선택약정 요금할인제의 할인율 상향 조정이다. 현행 20%의 요금할인율을 25%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법률 개정 없이 미래부의 고시 개정만으로 가능한 방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요금할인율 상향과 관련 적용대상 가입자, 방식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장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에는 이동통신사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동통신사들의 매출감소를 종용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3사는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 검토 중이다.

25% 요금할인율 인상 외에 국정기획위와 미래부가 내놓은 통신비 인하 방안은 단기적으로는 전파 사용료 감면 등을 통한 알뜰폰 활성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통신비 감면 등이다. 이들 방안들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실제 직접적인 체감을 할 수 없는 방안.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단기적 통신비 인하 방안은 요금할인율 인상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완전자급제는 단말기 유통에서 통신사의 개입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이다. 일반 전자매장 등지에서 휴대폰을 판매하고 이동통신사는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2012년 단말기 자급제가 도입되긴 했지만, 단순 공기계의 유통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2012년 이후 자급제 단말이 국내에서 잇달아 출시되긴 했지만 전체 유통 단말의 10%도 채 되지 않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완전자급제 도입 시 통신비 절감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이동통신사들의 단말기 지원금 부담이 사라진다. 지원금에 지급하는 마케팅비를 통신료 인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 여기에 더해 제조사들이 직접 판매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져 단말 가격이 낮춰지게 돼 결과적으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일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국내 한 통신사가 국회 등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완전자급제 도입 시 요금제별 6000원에서 1만2000원의 요금인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녹소연은 “해당 자료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요금제별 6000원에서 1만2000원의 요금인하가 가능하다면 국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만한 수준의 가계통신비 인하 수준이라 본다”면서 “통신사 스스로 자급제와 관련해 필요성과 효과를 주장한 자료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자급제 도입은 논란의 소지가 많다. 우선 유통점들의 생계 문제가 관건이다. 완전자급제가 당장 도입될 경우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의 판매장려금 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선 유통점들이 몰락할 우려가 다분하다. 유통점들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폐업이 속출했는데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더욱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들을 내놓고 있다.

또한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시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이동통신시장의 경우 요금제 경쟁이라기 보단 결합할인, 혹은 불법 보조금 등의 유입 요인으로 기기변경과 비교해 번호이동이 더 많다. 업계 일각에서는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초고속인터넷, IPTV 등 결합할인 등의 요인으로 무선 혹은 유선분야 지배적 사업자로의 쏠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이통사 마케팅 비용의 감소로 유통점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며 "전체 시장을 뒤흔드는 정책이라 정부나 이통사 모두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자급제 외에 분리공시제 또한 가계통신비 절감대책의 대안으로 꼽힌다.

분리공시제는 휴대폰 구입 시 소비자에 지급하는 지원금 중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 분을 각각 분리해서 알려주는 제도다. 당초 단통법 국내 도입 당시 핵심 조항으로 꼽혔지만 기획재정부와 제조사들의 반발로 도입이 무산됐다.

분리공시제에 찬성하는 시민단체들은 이 제도 도입 시 지원금이 휴대폰 출고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알 수 있는 만큼 출고가 거품을 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해 가격 부담을 줄이기 보다는 출고가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논리다.

분리공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데다 LG전자까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국정기획위원회도 통신비 절감 대책을 통해 분리공시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다. 당초 분리공시제의 도입을 강력 반발해오던 삼성전자도 유영민 미래부 장관 청문회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도입 가능성은 상당히 커진 상태다.

다만 분리공시제 도입 역시 완전자급제와 마찬가지로 도입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분리공시 대상 지원금을 어디까지 볼 것인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기존 소비자들에게 지급하는 지원금만으로 한정할 것인지 혹은 유통점 판매 장려금까지 확대할 것인지에 따라 이견이 엇갈린다. 유통점들의 경우 마케팅 전략의 노출을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만 분리 공시할 경우 음성적인 판매 장려금이 늘어 시장이 더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전면적인 지원금 공개는 마케팅 전략을 제한한다는 반론이 공존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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