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채무보증 25조원 규모채무보증 대부분은 부동산PF 관련펀드시장에서도 실물펀드 수요 급증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지난 3월 말 기준 채무보증은 25조1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4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5조26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3조3400억원), KB증권(2조5600억원), 미래에셋대우(2조5600억원), 한국투자증권(2조47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우발채무인 채무보증은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신용공여성 위험노출액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체 채무보증 가운데 부동산 관련 비중은 77.5%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는 직접 PF 대출에 나서지 않고 채무보증 형태의 간접적인 부동산 투자를 진행한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증권사의 우발채무 부담은 2014년 이후부터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와 건설사의 신용보강 여력 저하, 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이후 증권사들이 적극적 수익 추구 활동을 펼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펀드 시장에서도 부동산·특별자산 등 실물펀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동산펀드에는 6조7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산의 경우 지난해 말과 비교해 7조3000억원(15.5%) 늘어난 54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특별자산펀드의 경우 6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순자산은 5조9000억원(12.4%0 증가한 53조5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실물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운용수익률 확보를 위한 운용사, 기관투자자 등의 대체투자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간한 ‘국내 대체투자 현황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2015년 말 260조3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년 말과 비교해 4.2배 확대됐다. 국내 대체투자 대상은 2015년 말 기준 민간투자사업(39.5%), 부동산간접투자(29.6%), 특별자산펀드(15.4%), 사모펀드(14.3%), 헤지펀드(1.2%) 순이다.
다만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채무보증으로 인한 금융투자회사의 잠재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며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시장하락기에는 대체투자 자산이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부동산펀드가 투자자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을 급매각하면서 큰 손실을 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동산펀드들은 급격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환매를 중지한 사례도 있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은 채무보증 충당금 적립대상을 기존 ‘고정’에서 ‘정상’ 및 ‘요주의’로 확대 적용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 모범규준의 자체 스트레스테스트 실시근거를 금융투자업규정에 반영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선 바 있다.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russa8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