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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는 화장품보다 면세점" 사드 보복에 드러난 소비 패턴

"유커는 화장품보다 면세점" 사드 보복에 드러난 소비 패턴

등록 2017.07.27 15:37

수정 2017.07.27 15:42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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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따리상’ 면세점 구매량↑···1인당 소비도 증가세화장품은 고스란히 타격···“유커 소비 패턴 돌아봐야”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한주 앞둔 지난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본격적인 여름휴가를 한주 앞둔 지난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국내 방문이 감소했지만 오히려 면세점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화장품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유커가 끝까지 구매를 포기하지 않는 건 국내 면세점에서의 고가 제품으로 화장품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주장하는 ‘유커의 소비 패턴 재정립’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한국면세점협회에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5월보다 3.2% 증가했다. 외국인 매출도 5% 늘었다. 특히 지난달 면세점 외국인 고객 수는 106만42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만1776명에서 42.6% 줄었다. 하지만 외국인 매출은 6억8856만 달러(약 7727억원)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6억2456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1인당 매출은 339달러(38만원)에서 지난달 646달러(72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두고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구매량이 증가해 유커 감소를 메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보따리상은 인터넷으로 선주문을 받고 한국에서 물건을 구매해 이를 중국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5월 유커는 64.1% 급감한 25만3359명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보따리상들이 기존 구매량을 대폭 늘려 외국인 1인당 매출을 끌어올리고 그 덕분에 면세점 전체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해석은 화장품 업계 실적을 토대로 더욱 설득력을 얻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보따리상들이 화장품보다는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고가품을 구입했다는 것이 주된 관측인데 관련 소비 패턴이 이번 통계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잘 팔렸던 이유는 품질보다 중국 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성이 반영됐던 것”이라며 “당장 보따리상들이 사가는 품목들이 화장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상반기 매출 3조 1308억원과 영업이익 4924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와 7.3% 증가한 성과를 올렸다. 유커 감소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인데 이는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과 음료사업 등의 영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라 이런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6.1% 감소한 3조268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은 30.2% 줄어든 5089억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신장했다”며 유커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인정했다.

통계와 실적을 종합해 이참에 유커 대상 마케팅 전략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은 사드 보복 조치가 언제 풀릴지 모르지만 해빙 이후엔 최근 소비 패턴이 더욱 짙어질 것이란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과장된 면이 있다고 본다”며 “마진을 철저히 따지는 보따리상이 가져가는 물품을 보면 현재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필요해 하는 걸 알 수 있다. 한국 화장품이 아니면 안 되고 꼭 한국 화장품을 써야만 한다고 하는 계층은 많지 않다”고 냉정히 판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커 감소와 최근 보따리상의 움직임을 보면서 중국 시장과 업계 전략을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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