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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금리경쟁’ 점화에 수익성 악화 우려↑

인터넷은행, ‘금리경쟁’ 점화에 수익성 악화 우려↑

등록 2017.08.10 16:11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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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연 2.1% 예금 상품 출시 카뱅과 소비자 유치 경쟁 가열 양상취약한 수익모델 속 금리인상엔 우려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보완해야 지적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공식 출범.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의 자존심 싸움에 불이 붙었다. 카카오뱅크가 200만명의 소비자를 확보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케이뱅크가 예금 금리를 올려 서둘러 반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인터넷은행의 이 같은 경쟁은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일 ‘코드케이(K) 정기예금’ 10회차 가입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금리를 기존의 연 2.0%에서 2.1%로 0.1%p 높였다. 올 4월 영업에 돌입한 이래 처음으로 예금금리를 올린 것이다.

여기에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에 얼굴 사진 등록, 급여 50만원 이상 이체, 케이뱅크 체크카드 월 30만원 이상 사용 등 항목을 충족하면 0.1%p를 추가로 우대받아 2.2%로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 예금금리가 최고 연 2.0%인 카카오뱅크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케이뱅크의 이 같은 행보는 카카오뱅크의 상승세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과 예금 등 실적에서 후발 주자인 카카오뱅크에 추월당하자 케이뱅크가 새로운 혜택을 내놓으며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7일 영업에 돌입한 카카오뱅크는 연일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달 8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신규 계좌개설 건수 203만건을 기록했고 수신은 9960억원, 여신은 77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출범 후 3개월을 보낸 케이뱅크의 경우 이달 초 기준으로 가입자가 약 44만명이며 대출은 6300억원, 예·적금은 7100억원 정도다. 1인당 수신·여신액은 여전히 케이뱅크가 앞섰지만 규모나 화제성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우세한 양상이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케이뱅크가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인터넷은행간 경쟁이 점화된 것으로 보고 향후 카카오뱅크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두 인터넷은행의 선전에 대해서는 은행권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앞선다. 위협을 느낀 시중은행은 일제히 모바일 기반 서비스 강화에 나섰고 저축은행 역시 주요상품의 예금금리를 올리며 소비자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걱정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익구조가 취약한 인터넷은행이 혜택을 앞세워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한다면 자칫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인터넷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사업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예대마진과 서비스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뿐더러 대출을 무사히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만큼 신용평가 시스템도 완벽한 수준이 아니다.

이 가운데 인터넷은행이 뚜렷한 수익모델 없이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라는 단순한 마케팅으로 덩치를 키우는 데 만족한다면 결국엔 미국의 사례와 같이 수익성 악화로 퇴출될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전반의 시각이다.

이미 각 인터넷은행은 초반의 급격한 대출 증가로 서비스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으며 카카오뱅크도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낮추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높은 인기는 고무적이지만 리스크 관리와 수익모델 구축은 과제”라면서 “유의미한 실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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