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후속인사 본격화···막바지 검증 박차‘親朴’ 물갈이 가능성에 대대적 변화 전망금감원·기보‧신보 등 文 정부 의중에 촉각 수은‧수협은 ‘수장 공백’ 해소 기대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말부터 금융당국과 금융 공기업 수장 등에 대한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에서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막바지 검증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7일 돌연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번 인사가 금융권에 미칠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둔 정 이사장까지 자리를 내려놓은 만큼 다른 기관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금융권 인사의 가장 큰 이슈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다. 후임 금감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경제팀을 꾸렸을 때부터 소문이 무성했으나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하마평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진 원장이 무리없이 임기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조만간 이뤄질 금융위원회 1급 인사와 함께 금감원장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수석 부원장을 포함한 부원장 자리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발을 맞춰야하는 이들 은행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교체돼왔다.
때문에 금융권 전반에서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캠프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와 대우건설 매각과 한국항공우주(KAI) 사태 등 굵직한 현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잡음이 끊이지 않아 그가 임기를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수장 자리를 비워둔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7일 공식 취임하면서 행장 자리가 4개월 만에 다시 공석이 됐으며 아직 후보군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다. 경영실적 회복과 취약업종 구조조정 등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성을 지닌 내부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이번에도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수협은행 역시 지난 4월 이원태 전 행장이 임기 만료로 떠나면서 장기간의 수장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가 후임 행장 인선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지만 후보군을 둘러싼 수협중앙회와 정부 측 입장이 충돌한 탓이다. 이에 김인권 수협중앙회장이 행추위 측에 회의 개최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에서 금융권 인사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 양측의 첨예한 대립도 일단락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취임 후 1년을 채 보내지 않은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임기를 완주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이들은 전 정권에서 선임된 인사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두 사람이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두고 있다는 점은 변수지만 정부의 의중에 따라 자리 이동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보의 경우 지난 7월 정부 조직개편안이 통과되면서 신설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된 만큼 새롭게 선임될 장관의 성향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안착하면서 조만간 금감원장을 비롯한 금융권 후속인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인적 쇄신이라는 정부 기조와 맞물려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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