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사퇴로 금융권 인사태풍 예고‘친박’ 이동걸 회장 교체 가능성 거론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향방 관건될듯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7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퇴 의사를 표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이사장은 2019년 9월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못한채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찬우 이사장의 사퇴가 금융 공공기관장 후속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 정권에서 선임된 인물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기관장의 남은 임기는 제각각이지만 정부의 의중에 따라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임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캠프에서 활동하며 전현직 금융인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낸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힌다. 물론 이 회장이 지난해 2월 취임해 임기 만료까지 약 1년반을 남겨두고 있다는 건 변수지만 그보다 더 늦은 시점에 선임된 정 이사장이 자리를 떠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임기를 보장받을지는 미지수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이 회장에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되자 최근 산업은행 측에 매각 가격을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만일 더블스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하면서 금호타이어 매각 논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그간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에 적극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정부와 상반된 태도를 취해온 바 있어 해당 사안이 차지하는 의미는 크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과정부터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으며 새 정부가 꾸려진 후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도 산업은행의 매각 강행을 반대하는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은 박삼구 회장 측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박을 계속해왔다.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이달 아시아나항공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으로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정부가 새 인물에게 중재를 맡기고자 산업은행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더욱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정권에 따라 수장이 교체돼왔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이를 의식한듯 이동걸 회장도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외활동을 줄이고 사회공헌활동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앞서 조선업 구조조정 등 사안에서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나가던 것과 상반된 양상이라 올 들어 크게 위축된 이 행장의 입지를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의 사퇴로 금융권 전반에서 기관장 후속인사를 향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동걸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된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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