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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늦어지는 이유

[뉴스분석]가계부채 대책 늦어지는 이유

등록 2017.08.31 14:1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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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처 늑장 인사에8.2 부동산대책 효과도

8월 중 발표가 유력하던 가계부채 관리 범정부 종합대책(이하 가계부채 대책)의 발표가 9월로 미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8월은 이미 물건너갔고 9월 중순은 돼야 발표 시점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전언이 금융당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가계부채와 연관된 모든 정부 부처와 기관은 오는 9월 중순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총 규모는 1388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진정 대책은 두 달째 수면 아래에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가계부채 대책 발표 지연의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 번째는 금융 관련 정부 기관의 인사 지연이다. 경제부총리와 함께 합을 맞춰 가계부채 문제를 총괄해야 할 금융위원장은 7월 중순이 돼서야 임명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업무 파악도 마치기 전에 가계부채 대책 마련 프로젝트에 나서야 했다.

물론 가계부채 대책의 실질적 윤곽은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의 단계적 도입이나 새롭게 개편되는 총부채 상환비율(DTI) 규제 도입 등 대략적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그러나 대책의 전체적 방향이나 세부 정책의 변화를 줄 수 있는 금융위원장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가계부채 대책 발표 시점도 자연스럽게 지연됐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진행해 온 가계부채 진정 대책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단행된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살아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금융당국 내부의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제1금융권인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으로도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시키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는 효과를 봤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의 가계부채 증가 규모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6.19 대책과 8.2 대책 발표 이후 주택담보대출의 일시적 증가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대출 채널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대출 규모의 폭증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세 번째는 각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이 걸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부터 31일까지 22개 부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가계부채 대책이 나올 경우 상당한 정책 혼선의 우려가 있고 이는 곧 국민들에게도 큰 혼란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당국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전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발표 시점보다는 대책의 실효성을 최우선에 두고 최종 점검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9월 20일 이전에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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