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내달 7일···테이블에 한미 FTA 올라김현종 “처음부터 한미FTA 폐기 염두에 두고 준비”백운규 “한미FTA 개정협상 원칙은 국익 극대화”
지난 16일(현지시간) 청와대와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7일 한국을 방문해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공동 발표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공조, 양국간 실질 협력 및 글로벌 협력 심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선 개정협상 절차에 돌입한 한미 FTA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폐기론’을 앞세워 미측에 유리한 개정 압박을 할 가능성이 높아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이를 어떻게 방어하고 국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관심가는 대목이다. 만약 한미 FTA 개정으로 미국이 관세율을 올리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자동차·자동차부품, 철강, 기계 산업의 수출손실이 최대 1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한미 FTA 재협상으로 타격이 가장 우려되는 업종은 자동차로 예상된다. 자동차의 경우 그간 미국이 무역적자 주범으로 지목해 왔기 때문에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등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FTA 체결 이전으로의 교역 조건 복원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개정협상 시나리오다.
미국은 FTA에 따라 한국 자동차 관세(2.5%)를 2012년 협정 발효 후 2015년까지 4년간 유지하다가 2016년 폐지했다. 따라서 현산 자동차(2.5% 관세율)보다 관세 측면에서 이점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그만큼 미국 수출용 한국차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미국 판매량 중 절반가량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어 만약 관세가 부활될 경우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에 따라 한미 FTA 발효 이전인 2004년부터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는 철강 분야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한미 FTA 개정협상을 계기로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를 더 엄격하게 부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의 약 81%가 이미 반덤핑이나 상계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특히 미국 상무부가 수입 철강 제품과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 가드를 적용한다면 타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2년 3월 한국산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중국 등 수입산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판재류와 봉형강류, 스테인리스 등 철강제품 13개 품목에 8%에서 최대 3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처럼 한미 FTA 폐기할 경우 출혈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강대강’ 시나리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3일 한미 FTA 폐기 가능성과 관련해 “그 결과를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에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된다"며 "처음부터 협상에 임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한미 FTA를 깰 생각이 없고 가급적 타결해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데, 미국 안이 너무 심할 경우에는 굴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본부장은 미국이 공동분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에 앞으로 공동분석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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